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지원 사업에서 외국인 학자를 채용하지 못해 사업비와 간접비 전액을 삭감당하게 된 대학들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제재 수위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WCU 해외 학자 영입에 실패한 대학은 고려대 3명, 성균관대 2명, 경희대·경상대·서울대·인하대 각 1명 등 6개 대학 9명이다. 경상대와 인하대의 경우 사업이 철회됐고, 나머지 대학들은 사업예산 삭감과 해당 교수 영입 비용 전액을 대학이 부담토록하는 제재를 받게 됐다.
이들 대학들은 해당 학자의 건강 악화나 소속 대학측의 의사 번복, 또는 해당 교수의 승진 등에 따른 체류 기간 조정에 실패하는 등 불가항력적인 계약 철회에 대해 교과부가 너무 가혹한 제재를 하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경희대는 이미 해당 사업부문의 대학원과정을 개설해 학생 모집을 끝낸 상태에서 다른 예산을 끌어다 써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승한 국제캠퍼스 산학협력단장은 “1년이라면 어떻게든 감수해 보겠지만 3년 간 사업을 끌고가야하기 때문에 대학으로서는 타격이 심하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교과부 제재조치가 발표된 직후 교과부를 여러 차례 방문,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균관대도 지난달 말 교과부에 제재조치를 재고해달라는 의견서를 보냈다. 장시영 기획조정처장은 “해외학자를 유치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면서도 “이 부분에 대한 제재에 대해서는 수용하겠지만, 간접비를 전액 삭감하는 것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대도 지난 주 ‘간접비 전액 회수는 과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교과부측에 제출했다. 서진호 연구처장은 “5명 중에 1명이 안 온 것인데, 사업비를 다 빼버리면 나머지 교수들에 대한 비용도 떠않게 되 부담이 크다”면서 “향후 사업단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도 마찬가지다. 고려대 관계자는 “교과부의 이번 제재조치는 적절치 못했다고 본다”며 “현재 이의를 제기하는 의견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이 아예 취소된 경상대와 인하대의 경우 사업 계약 철회를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사업 자체가 없어졌기 때문에 추후 추가 비용부담이나 손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과부의 제재에 대해서는 억울해하고 있다.
이건명 경상대 연구처장은 “사업이 아예 취소됐으므로 그리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해당 교수의 신분 변동에 따른 것인 만큼 대학 잘못이 없는데도 교과부 쪽에서 그런 배려를 해주지 않은게 아쉽다”고 말했다.
경상대가 영입하려던 해당 교수는 소속 연구소에서 승진해 한국 체류 기간을 줄여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교과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처장은 “체류 기간 같은 건 조금 융통성있는 기준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한용수·신하영·김형·이정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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