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진보’만의 목소린가
서울대 124명 중 ‘민교협 교수’ 3분의 1 이하
연세대 162명 중 ‘민교협’·‘교수노조’ 소속 교수 10여명에 불과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일부 ‘진보 성향’ 교수들만의 목소리인지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와 연세대 시국선언 교수 중 진보 성향을 드러낸 교수는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162명이 시국선언문에 서명한 연세대의 경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 소속 교수는 10명이 넘지 않는다. 교수노조 소속 교수도 5명 이하다.
162명 가운데 10% 미만인 10여명만이 진보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연세대의 경우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교수 156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김한성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시국선언은 교수들의 성향을 떠나서 현 정권이 실정을 하고 있다는데 교수 사회가 공감한 결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시국선언 발표일을 10일에 맞추려다보니까 더 많은 서명을 받지 못했고, 서명하지 않은 교수들이라고 해서 현 정권을 지지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면서 “현 정권이 잘했다고 하는 분들 거의 못봤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일부 교수들은 국가지원 프로젝트 연구에 관련되어 있어 시국선언에 참여하지 못하기도 했고, 시국선언문에 공감은 하지만 보직을 맡고 있어 참여하지 못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장무 총장의 최근 ‘서울대 교수 124명 시국선언, 전체 의견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김 교수는 “권력 눈치 봐야하는 입장은 이해한다”면서 “이 발언이야 말로 개인적인 보수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 124명의 시국선언의 경우에도 민교협 소속 교수는 3분의 1에 미치지 않는다. 나머지 3분의 2는 진보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교수들이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게 시국선언 참여 교수들의 얘기다.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제가 민교협 소속이라 이런말을 하면 그렇지만, 시국선언한 교수들은 용기를 낸 것이다. 1980년도에도 소수였다”며 “문제는 다수냐 소수냐라는 논쟁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설사 (시국선언) 반대가 대다수라고 해도 중요한게 아니다. 소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의미를 갖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시국 선언 서명 교수 중 보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제대로 된 보수라면 시국선언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울대 시국선언에는 일부 현직 보직교수가 참여의사를 밝혔지만, 서명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학장 2명이 서명하려다가 우리가 말려서 못하게 했다. 시국 선언 교수가 특정 세력의 주장이라는 건 억지를 떠는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민교협의 경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시절 ‘한미 FTA’, ‘이라크 파병’, ‘의료개혁’, ‘교육개혁’ 등의 사안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비판한 바 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모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권위주의 철폐라는 업적뿐이었고, 이에 대해 역사적으로 엄정한 평가를 해야한다”면서 “현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고 있다. 근본 성찰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대다수가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성공회대의 경우 지난 8일 교수회 명의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대학 교수 수는 79명으로 모두가 교수회 소속이다. 교수회는 시국선언문 발표를 안건으로 냈고 3분의 2인 48명의 서명을 받아 시국선언 발표를 의결했다.
진보 성향 교수라고 해서 모두가 이번 시국선언에 참여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 대학 김남주 교수는 “진보성향 교수라고 모두 생각이 같지는 않다”면서 “(다른 대학 시국선언의 경우) 심정적으로 동의했지만, 절차상 많은 교수가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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