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링크의 성장속도가 가파르다. 지난 1998년 경쟁이 치열한 국제전화 시장에 뛰어든 후 해마다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4년 연속 NCSI(국가고객만족지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박인식 대표는 SK텔레콤에서 주요 임원직을 거쳐 올해 초 SK텔링크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사령탑을 맡게 됐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황의 터널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 대표에게 올바른 리더십에 대해 물었다. <대담=김중화 한국외국어대 경영학과 교수> |

- 여러 조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요."통신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고객들의 니즈 변화도 빠른 편입니다. SK텔링크는 이런 환경에서 1998년 사업을 시작한 후 10년 동안 매년 20%씩 매출을 높였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15% 이상 내고 있죠. 이렇게 발전이 빠른 회사의 핵심은 역시 구성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성원이 보여 주는 회사에 대한 사랑이나 열정이 대단합니다. 230여 명 직원들의 결집력이 강하다고 할까요. 목표를 이뤄 내겠다는 목적의식도 강하고 유대감도 끈끈합니다."
- CEO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성공요인을 꼽는다면."임원 시절 최고경영자께서 ‘조직생활에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물었을 때 ‘믿음’이라고 답한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성공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직생활에선 사람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죠. 윗분들의 신뢰는 물론이고, 나를 따르는 직원들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또 이런 신뢰를 계속 유지하려면 부단하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노력이 쌓이면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업무 외 인간적 신뢰도 포함되겠죠."일을 하다 보면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변명이나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도 많죠. 그런 것들이 이어지다 보면 신뢰를 잃고 결국엔 실패하게 되지요. 실패했을 때도 신뢰를 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고 인정하고, 다음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다짐을 보여 줘야죠. 그게 바로 업무 외적인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다음에 일을 맡겨도 믿을 수 있습니다."
- 박 대표께서 추구하는 리더십은."매출이 떨어졌을 때 CEO가 직접 나가서 물건을 팔아 본들 얼마나 팔겠습니까. CEO가 해야 할 일은 회사 구성원에게 동일한 비전과 목표를 주고, 구성원이 힘을 모아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왜 우리가 이렇게 가야 하고 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구성원과 진솔하게 대화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CEO를 믿도록 해야 합니다. 뒤처지는 구성원에겐 힘을 내라고 격려해 줘야죠. 말하자면 소통과 신뢰, 그리고 격려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직장생활에서 경험한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이었나요."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8년 정도 공직에 있었는데, 어느 순간 현재에 만족하며 안일해진 내 모습을 보게 됐어요. ‘이렇게 계속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직장생활은 편했고, 모든 게 익숙했지만 자칫 거기에 묻혀 버릴 뻔했어요. 그때가 가장 큰 위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환경에서 빠져나와 더 늦기 전에 새로운 환경에서 긴장을 느껴 보고 싶었습니다. 그때가 30대 초반이었어요. 만약 더 늦어졌으면 환경을 바꿀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겁니다. 물론 도전은 두려웠죠. 위기의 극복은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 요즘 신입사원들을 보면 과거와 어떻게 다른가요."과거에는 동료, 선후배들과 협력하는 팀워크나 직무에 대한 충성도를 강조했습니다. 어차피 학교에서 배운 것들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질 못했죠. 그러다 보니 개인의 태도나 자세가 더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창조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창의력이나 진취성,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재들을 뽑고 있죠. 그러다 보니 개인은 우수한데 팀워크를 요하는 일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들도 보입니다. 디자인 상품기획이나 광고 분야는 개인의 창의력이 중요하지만, 그 이외의 대부분의 업무에는 팀워크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 기업의 인재상도 협력을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 기업의 CEO로서 대학에 요구하는 바가 있다면.
"사실 입사해서 부서 배치를 받는 순간 업무경쟁력은 제로라고 봐야 합니다. 제 딸이 대학교 2학년인데 ‘어떤 회사든 들어가서 2주 정도만이라도 업무 돌아가는 것 좀 봐라’고 말하곤 합니다. 대학에서 배운 것과 실제 경영현장에서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거든요. 짧은 기간이라도 좋으니 당장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지 직접 봐야 해요. 대학들이 직접 나서서 인턴십이라든가, 그게 아니면 단기간이라도 실무를 경험토록 기회를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SK텔링크도 기업탐방이나 기업체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 인생 선배로서 대학생들에게 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이상은 높게 현실은 착실하게’라는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에베레스트산에 올라가겠다고 목표를 두는 것과 북한산에 오르겠다고 목표를 정하고 훈련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에베레스트산을 목표로 했을 때의 결과가 더 크죠. 경제위기 속에 취업이 어렵다고 목표를 낮추면, 나중에는 후회하게 될 겁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 장애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장애는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지, 그 장애를 피해 꿈을 바꾸게 된다면 분명 후회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시작하는 사회생활은 알을 깨고 나와서 세상과 처음 접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일은 출발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부단히 노력해서 극복하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박인식 대표는...
1958년 충북 음성 출생. 1977년 정보통신부에서 일을 시작한 후 1995년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기획조정실 경영개선팀장, 전략기획실 상무, 시스템혁신실 시스템혁신그룹 전무 등 SK텔레콤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올해 1월부터 SK텔링크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1년 조지워싱턴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를 받은 바 있다. |
정리=김기중 기자·사진=한명섭 기자 gizoong·prohanga@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