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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서, “법보다 도덕 잣대”
정치 교수 휴직 허용 ‘갈팡 질팡’ 서울대
“국민이 불러서 갔나?, 정치하려면 사직하라” 성균관대
서울대가 선출직 공무원 출마시 휴직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내규를 검토하다 제동이 걸리면서 ‘폴리페서(polifessor·정치교수)’ 규제를 법에 기대기보다는 교수의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의 ‘정치 교수 휴직 허용안’은 정치 교수를 오히려 권장한다는 여론에 밀려 재검토하기로 했지만, 상위법인 교육공무원법 등에 위배되는 내규를 만들기 힘들다는 측면이 더 강했다. <관련기사 3면>

김명환 교무처장은 “출마시 휴직하라는 것과 휴직을 1번으로 제한한 것 모두 상위법에 위배된다”면서 “(교수) 본인이 불복하면 우리가 이기기 힘든 규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학생 수업권 보호차원에서 폴리페서를 억제하는 방향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상위법이 결론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교육공무원법에서 교수의 정치활동을 규제하면 되는 문제지만, 법에 앞서 교수의 책무성과 도덕성에 비춰 보다 엄격한 교수 사회 분위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대학 구성원의 공통된 목소리다.

배진수 서울대 공무원직장협의회위원장은 “교육과 연구중심대학이라고 자부하는 서울대가 서둘러 상위법에 저촉되는 내규를 만든 건 답답한 일”이라면서도 “국립대의 대표성을 견지하고 서울대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폴리페서 방지법안과는 별도로 대학 자체적 내규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이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교원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때에는 임기중 그 교원의 직은 휴직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당선 이전 선거운동을 위해 휴직할 수 있느냐가 법적 허점이 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제18대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김연수(40)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휴직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강의를 내팽게치고 선거운동에 나섰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호문혁 서울대 법과대 교수(교수협의회장)는 교수 자신의 전공 분야와 관련이 없는 공직에 진출하려 할 경우에는 규제해야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호 교수는 “기본적으로 법이 허용하는 한에서 내규를 두는 게 바람직하지만, 중요한 건 그 내용”이라며 “교수의 정치 참여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권이 침해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자기 전공학문 분야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에 가면서 교수직을 유지하는 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해 6월 ‘교원복무기준 강화방안’을 마련해 교수가 선출직 공무원에 출마할 경우 휴직 대신 사직할 수 있도록 해 갈팡 질팡하는 서울대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 대학 박승철 교무처장은 “교수만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게 정당하냐는 얘기다. 왜 대학 교수에게만 혜택을 주느냐”면서 “헨리 키신저가 국무부 장관으로 갈 때 하버드대 교수직을 유지하고 갔느냐”고 되물었다.

박 처장은 “교원복무기준 강화방안은 교수들의 직업선택권을 부여해 준 의미”라면서 “국민이 불러서 간게 아니라 스스로 출마하는거니까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제대로 된 교수라면 법보다는 책무성과 도덕성을 더 무서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는 다만 대학 교수의 사회기여 차원에서 정무직의 경우 휴직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 또한 전공학과 내 1명만 휴직을 낼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 했다. <한용수·신하영 unnys·press75@unn.net>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9-06-22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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