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규모 2조6000여 억 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연구지원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오는 26일 법적으로 공식 출범한다. 한국연구재단이 선진형 연구지원기관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연구재단은 한국학술진흥재단·한국과학재단·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 3개 재단이 통합된 만큼 조직 운영 등에서 갈등요소도 존재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어떻게 구성되나=한국연구재단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박찬모 이사장과 배규한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5본부·2센터·33단의 조직으로 운영된다.
5본부는 △기초연구본부(자연과학·공학 분야에서 바텀-업 형태의 창의적 연구 및 학제 간 융·복합 연구 지원) △인문사회연구본부(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바텀-업 형태의 창의적 연구 및 학제 간 융복합 연구 지원) △국책연구본부(생명·나노·에너지·우주·원자력 등 국가전략에 따른 탑-다운형 국책연구 지원) △연구진흥본부(대학 재정지원·산학협력·인력양성 등 지원) △경영관리본부(재단의 조직·인사·예산·정보화 등 담당) 등으로 구성되며 2센터는 국제협력센터와 전략기획홍보센터로 나뉜다.
올해 기준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총 예산규모는 2조 6081억 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는 기초연구사업 6449억 원, 원천기술개발 2912억 원, 원자력연구개발사업 2270억 원, 거대과학기술개발 2291억 원, 대학교육 역량강화 8058억 원, 학술연구 역량강화 2278억 원, 과학기술 국제협력사업 805억 원, 기타 1018억 원 등이다.
향후 정부가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으로 예상돼 한국연구재단의 R&D 사업 규모도 2012년에는 약 4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PM 역할 강화 ‘눈길’=이번에 한국연구재단이 공식 출범하면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PM(Program Manager·연구관리전문가)’ 제도 운영과 PM의 역할 강화다.
PM은 한국연구재단 상근 21명과 비상근 280여 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상근 PM의 경우 기초연구본부장·인문사회연구본부장·국책연구본부장과 단장 18명이 포함된다. 비상근 PM의 경우 세부 분야별로 본부장·단장의 전문성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위원들이 해당된다.
PM은 향후 과제선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일부사업에 대해서는 직접 과제를 선정할 수도 있다. PM이 직접 과제를 선정하는 사업은 일반연구자지원사업(2009년 예산 2548억 원)으로 총 예산의 5%에 대해 PM이 직접 과제를 선정하게 된다.
박항식 교과부 기초연구정책관은 “최고의 전문가에 의한 선진형 과제선정·평가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 PM의 역할을 확대했다”면서 “PM이 직접 과제 선정에 참여하는 것은 도전적 아이디어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risk High return)형 과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원감축·업무 혼선 등 뇌관도 존재=한국연구재단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국내 최대 연구지원기관으로서 향후 역할이 주목받고 있지만 출범 초기 ‘갈등요소’도 떠안고 있다.
우선 정원 문제다. 한국연구재단은 기존 3개 재단의 인력(300명 내외)을 포괄적으로 승계한다는 방침이지만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부정적이다. 교과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일정 비율(약 10%)의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만일 정원감축이 이뤄질 경우 기존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재단 정원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이 인문사회분야인 한국학술진흥재단과 과학기술분야인 한국과학재단·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 등과 통합된다는 점에서 자칫 업무 혼선과 조직 내 불균형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교과부도 이전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통합된 뒤 한동안 통합 후유증에 시달리다 지난 4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교과부는 조직개편에 대해 “부처 통합 이후 운영과정에서 제기된 조직구조·기능상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교육과 과학기술의 연계를 통한 융합 시너지 효과와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한국연구재단이 교과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출범 초기부터 조직 정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분야 출신인 박찬모 이사장과 인문사회분야 출신인 배규한 사무총장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지 주목된다.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이) 관리 규모가 늘어나는 것에 걸맞은 운영의 조직화가 반영되는지 많은 의문이 있다”며 “재단의 내부적인 운용 효율성들을 검토하는 전문 법제 부서 설치도 별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