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외국인 유학생 입학시스템 정비 먼저
하연섭(본지 논설위원 / 연세대 국제처장)
외국인 유학생 관리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교과부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관리 부실 대학에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각 대학에서는 혹여 불이익이라도 당할까 봐 전전긍긍하며 외국인 유학생 관리방안을 짜고 있다.
그런데 외국인 유학생 관리 문제가 주요 정책이슈로 떠오른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숫자는 교과부가 이른바 ‘스터디 코리아(Study Korea)’ 사업을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급격히 늘기 시작해 2004년 1만 6832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6만 3952명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 중 아시아에서 온 학생들이 5만 9375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93%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유학생이 4만 4746명으로 전체의 69.9%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보이고 있다.
공부하겠다는 순수한 목적이 아니라 불법 취업을 위한 방편으로 유학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교과부의 대응책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고등교육의 국제화가 피할 수 없는 대세이고,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가 중요한 수단이라면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관련된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하에서 이번과 같은 규제정책이 시행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사실 유학생 유치에 있어서 비자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에 우수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비자문제의 해결이 선결과제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의 예처럼 입학허가와 출입국관리는 엄격히 분리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줄어드는 국내 입학생을 보완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무 외국 학생이나 받아들이는 입학정책이 지속되는 한, 유학생 관리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애당초 공부와는 거리가 먼 학생들을 데려다 놓았는데 아무리 관리를 잘한들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단순한 대증요법으로만 일관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학생만을 엄선해서 뽑도록 외국인 유학생 대상 입학정책부터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입학시스템을 정비한 이후에는 출입국관리에 관한 책임은 대학이 아니라 정부가 지는 다른 나라의 제도와 관행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유학생을 뽑기 위해서는 국내 일부 대학의 교육비 덤핑 문제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다.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등록금을 깎아 주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그 결과 질 낮은 학생이 들어온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런 교육비 덤핑과 까다로운 비자 발급이 결합되면서 외국 학생들의 눈에는 한국이 교육의 질적 수준은 가장 낮으면서도 가장 유학 가기 어려운 나라로 이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편중화된 국제화 해소가 대단히 중요하다. 부실한 유학생 관리 문제는 사실상 특정 국가의 유학생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체험 기회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도 유학생 다변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 유학생 쿼터제를 도입하거나 새로운 유학 시장을 개척하는 대학에 재정적 지원을 해 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대학에 대한 질 관리 체제를 하루빨리 제대로 수립하고, 우리 대학의 질적 수준과 교육 여건을 외국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솔직하고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 학생들의 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외국인 학생 부실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애당초 부실 학생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그 이후에 부실 관리 대학을 제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제대로 된 정책적 접근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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