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현 시점에서는 개각 계획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이달 안으로 개각이 단행될 가능성은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시일만 늦춰졌을 뿐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쇄신의 카드로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각 대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교육·시민단체들은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장관의 경우 ‘교체’보다는 ‘유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안 장관 교체에 대한 요구도 만만치 않아 개각과 관련, 안 장관의 거취가 주목된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육시민단체에서는 안 장관에 대해 '유임', '교체'의견이 분분하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안 장관의 취임식 장면.
■“청와대, 개각 계획 없다”=최근 개각을 두고 각종 추측과 예상이 난무하자 청와대가 “현재로서는 개각 개혁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5일 “청와대 개편에 대한 추측성 보도들이 많이 나오는데 현재로서는 내각 및 청와대 개편에 관해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변인은 “일하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면 되겠느냐”면서 “이 대통령은 (개각) 구상 중이며 언론에서도 관측 기사는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가 개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교체 대상 장관들의 리스트가 공공연히 거론되는 등 개각 여부에 따른 혼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들로 사의를 표명하자 이 대통령이 ‘제2의 천성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개각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도 분석된다.
■“8월 중순 개각 가능성”=청와대가 ‘7월 개각설’을 전면 부인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9월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 ‘8월 개각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이 8월 초로 예정된 여름휴가 기간에 개각 구상을 마무리 지은 뒤 8월 중순경 대대적인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볼 때 결국 관건은 개각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쇄신특위는 국무총리를 포함, 교과부·국방부·노동부·지경부·외교통상부·농식품부·문화관광체육부 장관 등 경질 대상 리스트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 교체보다는 유임해야”=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개각 리스트에 오르자 안 장관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시민단체들은 교육정책의 안정성·연속성 등을 고려할 때, 안 장관의 교체보다는 유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인사권은 임용권자인 대통령의 몫이고 대통령께서 여러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며 “다만 교육의 수장인 교과부 장관에게는 개혁성·안정성·예측가능성 등이 중요한데 이 세 가지 방향에 따라 많은 정책들이 입안되고 성안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섣부른 교육 수장의 교체는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교육 정책 수장의 교체는 신중해야 하고 교육계의 여론수렴과정을 보면서 (교체를) 해야지 정치적 지형에 치우치면 본질적인 부분이 좌초될 수 있다”면서 “안 장관이 지난해 8월 장관이 되고 혼선이나 당·정·청 엇박자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들이 정리되는 과정인 만큼 교육 수장 교체에 따른 혼란은 없는지 대통령께서 충분히 검토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역시 “교과부가 정책을 주도하고 교과부에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여의도연구소나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정책이 나와 장관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장관을 교체해 다른 장관이 맡아서 하는 것보다는 안 장관이 책임을 지고 교육 정책을 펼쳐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이 많이 바뀌었지만 좋은 게 없었다”면서 “안 장관이 초심으로 했던 말들을 기억하면서 본인이 권한도, 책임도 갖고 소신껏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 장관의 교체 요구도 만만치 않다. 특히 교사들의 시국선언 참여와 관련해 안 장관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개각과 별도로 안 장관 퇴진 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안 장관이 들어오면서 사교육비 증가라고 하는 학부모들의 고통을 전혀 해결하지 못했고 경쟁 만능의 교육정책으로 일관, 교사들과 교육단체와 소통하지 못했다”며 “시국선언과 관련해서도 무리한 법 적용으로 전교조뿐 아니라 야당·시민단체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 수장으로서의 실질적 역할과 권한은 상실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