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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 있을 때 가장 행복”
‘SCI 논문왕’ 육경수씨(단국대 고분자공학 석사과정)

“전공 특성상 매일 실험을 해야 해 실험실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7년 이후로는 겨울에 눈을 밟아 본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실험실에서만 시간을 보낸 듯합니다. 하지만 여러 이론을 바탕으로 실험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해 힘든지도 몰랐습니다. 이런 점이 지금의 저를 ‘논문왕’으로 불리게 한 것 같네요.”

21일 단국대 대학원 고분자공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는 육경수(31)씨. 육씨는 석사학위 과정생으로는 드물게 지난 2년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내외 저널에 34편의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육씨는 처음부터 자신이 논문을 많이 쏟아내는 모범생은 아니었다고 손사래를 친다.

“지난 1997년 단국대 기계공학과에 특차로 입학해 군대를 다녀온 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학교 다니는 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여러 번 휴학을 반복하다 20대 후반에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할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고분자공학과 진학은 사실 우연히 이뤄졌다. 육씨는 학교를 그만두려고 생각했지만 ‘대학중퇴’가 아닌 ‘고졸’이라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경력도 없이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그동안의 노력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방황하던 시기 우연하게 아버지 친구분을 통해 고분자분야에 대해 듣게 되면서 결국 ‘전과’까지 도전하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특별한 비결이 있어 논문을 많이 쓰게 된 것은 아니라면서 그는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지도교수인 이준엽 교수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이준엽 교수의 지도가 없었다면 고분자공학분야 박사과정까지 올 수 있었을지 스스로도 의문이 든다고.

“교수님이 아니었으면 지금처럼 논문을 많이 쓰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해외 대학으로 유학 갈 생각을 했지만 지금보다 더 그럴 듯한 환경을 찾아 나서기보다는 지금의 부족한 제 자신을 채워 가면서 공부하는 것에 만족합니다.”

석사과정 동안 월 평균 1.4편의 논문을 쏟아 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육씨만의 방법도 공개했다. 육씨는 “스트레스 해소에는 수면과 초코파이가 최고”라며 “특히 초코파이는 하루에 한 통을 다 먹을 정도로 좋아한다. 초코파이가 논문을 쓰는 원동력"이라며 그는 웃는다.

논어에 ‘三人行, 必有我師焉’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그 사람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육씨는 주변 사람 모두가 존경하고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지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는 자신의 인간관을 밝혔다.

오는 9월 박사과정 진학을 앞둔 육씨는 더 다양한 연구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힘주어 말했다. 또 전공을 살려 관련 분야에서 지금처럼 흥미를 갖고 재미있게 일하고 싶다고 했다.

“어떤 일이든 재미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재미있지 않으면 흥미를 잃고 그 길을 계속 가기 어려워지지요. 재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주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제가 논문을 많이 쓸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진 행운아였기 때문입니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09-08-14 오후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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