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교명 수호’ 탄력 받나
유사사례 경기대·한경대 갈등 ‘경기대 승리’
‘경남’ 명칭을 두고 경상대와 갈등을 겪고 있는 경남대가 교명 수호에 탄력을 더하게 됐다. 경남대·경상대와 같은 이유로 빚어진 경기대·한경대의 분쟁이 경기대의 승리로 종결, 경남대가 법적·논리적으로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한경대가 제기한 ‘경기대와 경기국립대의 교명 유사성에 대한 상고심’을 “특별히 심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한경대가 ‘경기국립대’로의 교명 변경을 위해 제기한 상고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은 지난 5월 20일 특허법원이 “경기대가 1984년부터 ‘경기대학교’ 표장을 지속적으로 사용, 국내 수요자들에게 현저하게 인식돼 식별력을 취득했다”며 한경대의 심판 제기를 기각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 여 간 지속돼 온 두 대학의 교명분쟁은 경기대의 최종 승리로 끝났다.
이 같은 경기대의 승전보에 화색이 돈 곳은 경남대다. 지난 1일 경남대는 “경기대·한경대의 대법원 판례는 ‘국립대·사립대’ 교명분쟁 판결로 볼 수 있다”며 경상대와의 갈등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놨다.
조기조 경남대 기획처장은 “경기대·한경대간 교명 다툼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봤을 때 경남대·경상대의 갈등도 곧 종식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제 이웃 대학 간의 소모적인 갈등을 끝내고 대학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상대는 경기대·한경대 판결이 결정적인 영향력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대·한경대와 경남대·경상대의 사례가 유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차이점도 많아 얼마든지 다른 결론이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상대 관계자는 “경기대·한경대 사례가 우리 대학과 경남대의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경대와 경상대는 입장이 다르다”며 “한경대는 교명 변경을 위해 ‘경기국립대’ 명칭을 특허청에 등록하려다가 소송을 시작했으나 경상대는 이미 특허청에 ‘경남국립대’로 등록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특허청에서도 경상대의 ‘경남국립대’ 명칭 사용이 경남대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 허가를 내주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남대는 경상대의 ‘경남국립대’ 상표 등록은 산학협력단이 한 것이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남대는 경상대 산학협력단이 등록한 상표 ‘경남국립대’를 무효화시키는 소송을 지난 6월 25일 이미 특허심판원에 접수한 바 있다.
경남대에 따르면 경상대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경남국립대’로 상표를 등록했다. 경상대는 경남대와 업종이 동일해 같은 명칭이 들어가는 상표를 등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경상대는 언론에 경남국립대라는 명칭이 적힌 광고를 게재했고 이에 대해 경남대는 상표 등록 기관과 광고주가 다르다며 반발했다. 경남대는 “경남국립대라는 상표는 산학협력단이 등록한 것이고 광고주는 경상대”라며 “법인이 서로 다르므로 이는 불법광고가 된다. 불법광고에 대한 책임은 법정에서 묻겠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 경상대는 “특허청에 등록돼 있는 상표를 취소하는 것과 교명을 변경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경상대는 교명을 변경할 수 있는 법적·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경남대가 제기한 무효 소송은 어떻게 결론이 나던 교명과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남대·경상대 간 교명 갈등은 지난 6월 11일 경상대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경남국립대 교명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재점화됐다. 당시 경상대는 교과부에 제출한 신청서를 통해 “우리 대학은 경남의 거점 국립대임에도 도명을 사용하지 못해 우수학생 유치, 졸업생 취업, 대학 홍보 등 여러 분야에서 지난 수 십년간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해왔다”며 “경남을 대표하는 대학으로서의 이름을 반드시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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