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학생이 만든 교양강의’ 첫 시도
강의주제 선정부터 강사섭외까지 학생 손으로
총학, 재학생 설문조사 통해 교양 과목 선정
5개 강좌 개설...수강신청 첫날 마감 ‘인기 몰이’
경희대가 이번 학기부터 학생이 직접 기획한 교양강의를 개설했다. 과목 기획과 선정, 강사섭외까지 학생들이 직접 주도한 교양강의를 개설한 대학은 경희대가 처음이다.
2일 경희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이번 학기부터 총학생회와 협의해 선정한 교양과목을 개설했다. △영상으로 보는 세계경제사 △예술, 세상을 바꾸다 △발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등 5개 과목이다.
이들 과목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교양강의다. 과목 선정과 강사섭외까지 학생들이 주도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가 기획하고, 대학본부가 받아들인 이 교양강의는 ‘배움학점제’로 시행된다. 총학생회가 이 같은 사업을 기획한 이유는 ‘학점과 취업을 위한 교양강의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교양강의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였다.
총학생회 김한정희 교육과정심의위원장(언론정보 4)은 “대학 교육이 취업을 위한 과정으로 인식돼 학생들이 교양수업을 들을 때도 학점에 연연하는 경향이 있어 배움을 위한 교양강의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과목은 학생 여론조사에 의해 선정됐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지난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상위 20개 강의를 선정했다. 이를 토대로 교양학부와 협의해 5개 과목을 개설한 것.
처음에는 120개 교양강의를 선정해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타 대학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교양과목이나,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 있는 교양서적 등을 모티브로 삼았다. 120개 과목이 학생 설문조사를 통해 20개 과목으로 압축된 것이다. 그 가운데 기존 교양과목과 강의내용이 중복되는 과목 등을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영상으로 보는 세계경제사 △예술, 세상을 바꾸다 △발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다시 보는 마르크스주의 △미디어비판, 비판의 미디어 등 5개 과목이 개설됐다.
과목이 결정되자 총학생회가 직접 강사섭외에 나섰다. 교내외를 막론하고, 강의 주제를 잘 소화할 수 있는 인사를 찾아 나섰다. 김한정희 위원장은 “해당 분야에서 저술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거나, 학문적 인지도가 있는 분을 섭외하려 했다”며 “우리 대학을 비롯해 다른 대학의 학과 사무실에 요청해 추천도 받았다”고 말했다.
‘발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강의를 맡은 된 김행선 강사는 그간 고려대에서 강의해 오다, 경희대 총학생회의 요청으로 강의를 맡게 됐다. ‘한국 근현대사 강의’(선인문화사)의 저자이기도 한 김 강사는 “고려대 교양학부 한국사실로 섭외가 들어와 검토해 보니 그간 가르쳐온 분야이기도 하고,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과목이라 흥미가 느껴져 강의를 맡게 됐다”며 “그간 많이 시도하지 못한 현장답사를 학기 중 4차례 정도 실시해 학생들에게 역사가 주는 생생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8월초 시작된 강의신청에서 이 5개 교양과목은 신청 첫날에 모두 접수가 마감됐다. 수강신청 정정기간인 현재도 이들 과목의 정정건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발로 배우는 한국 근현대사’ 강의를 듣는 한 학생은 “강의계획서에 현장 학습이 계획돼 있는 것을 보고 신청하게 됐다”며 “근현대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5개 교양강의를 듣는 학생 가운데 한명씩을 모니터요원으로 선정,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강의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힉교측 김상준 교양학부장도 “학생들의 시각에서 스스로 강의 주제를 잡아보는 것도 참신할 수 있고, 학점을 얻기 위한 동기가 아닌 배우고 싶은 강의를 직접 만들고, 자율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강의의 질만 유지된다면 향후 이러한 교양강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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