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의 SKY가 있다면 북한에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이 있다. 그러나 이 대학들은 남한처럼 많은 대학교 가운데서 최고인 것이 아니라 김일성종합대학은 인문사회학과 기초과학, 김책공업종합대학은 공학의 유일한 종합대학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의 대학은 이 두 대학을 제외하고는 다 단과대학이다. 북한의 단과대학들은 도급 대학과 중앙 급 대학으로 분류된다. 북한에는 매 도마다 사범대학, 교원대학, 의학대학, 농업대학, 예술대학이 있는데 이 대학들에는 그 도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입학하고 졸업 후 배치도 거의 도 관내에서 이루어진다.
때문에 이를 도급대학이라고 한다. 또한 도들에는 전국적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배치하는 대학들도 몇 개씩 있다. 예로 강원도의 원산수산대학, 원산경제대학, 함경남도의 함흥약학대학, 함흥수리대학, 함흥화학공업대학, 함경북도의 청진광산금속대학, 나진해운대학 등, 이런 대학을 사람들은 중앙 급 대학이라고 한다.
북한에서는 대학서열에 대한 개념이 남한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대학의 우열은 있다. 엄밀하게 보면 북한의 대학서열의 의미는 남한의 대학교 서열이 아니라 남한의 대학교내의 대학서열에 더 가깝다. 북한에서 대학의 우열은 대학의 국가적 중요도, 대학의 교육적 환경과 물질적 조건, 대학졸업 후 진로 등에 의해 결정된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정치관료 양성을 목적으로, 김책공업대학은 기술관료 양성을 목적으로 국가가 세운 대학으로, 북한에서 정치 관료의 대부분은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이며 기술 관료나 기술자의 상당수가 김책공대출신이다. 때문에 북한당국은 이 두 대학을 가장 중요시 하고 있으며 이 대학들의 교수진도 최고 학자들로 꾸리고 교육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도 선차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
북한에는 남한의 카이스트대학과 유사한 이과대학이 있다. 이과대학은 수재들이 가는 대학으로 평성에 있는 국가과학원에 직속되어 있다. 국가적중요도 때문에 이과대학의 교육환경이나 학생들의 학습조건도 국가에서 우선적으로 보장해준다. 그러나 남한처럼 자연과학전공을 선호하지 않는 관습이 있어 학생실력에 비해 선호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의과대학이 가장 인기 있고 수재들이 가는 대학으로 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의학대학의 위상이 그다지 높지 않다. 그것은 북한에서 의사직업이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의사는 다른 기술자들과 같은 수준의 노임을 받는 직업에 속할 뿐이다.
오히려 직업 때문에 인기 있는 대학은 평양 외국어대학이다. 북한은 폐쇄사회이다 보니 외국에 나가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고 극히 제한된 사람들만이 허용된다. 또 외국에 드나드는 사람은 외화를 쓰면서 부유하게 사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따라서 외국에 나가볼 수 있는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많은 외국어대학의 선호도가 높지만 이는 거의 외교관자녀들이나 돈 많은 사람들의 자녀들만 갈 수 있는 대학으로 인식되어 있다. 외국에 나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무역선의 항해사, 기관사 등을 양성하는 나진해운대학도 인기가 꽤 높다.
김정일이 예술을 우선시하다보니 평양 음악무용대학, 영화연극대학, 각도 예술대학들의 인기도 매우 높아 경쟁률이 상당히 높았다.
공과계통에서는 70년에는 전자공학, 생물학이, 80년대 중반부터는 컴퓨터 전공대학들의 인기가 올라갔다. 최근에는 미림대학이 뜨고 있는데 영재학교인 1고중 졸업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대학 1위로 되고 있다. 미림대학은 인민무력부에서 운영하는 컴퓨터 사이버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졸업하면 거의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게 된다.
최근 주목되는 것은 의학대학의 지위가 점차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의사가 돈 되는 직업이 아닌데 의대가 뜬다는 것은 북한주민들이 개혁 개방될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 현인애(52) 전 교수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철학부를 졸업했으며 함경북도 청진 모 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4년 탈북했다. 현재 탈북 지식인들의 모임인 (사)NK지식인연대 부대표, 계간지 '북한사회'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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