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하지만 일견에는 구호만 요란할 뿐 실체를 찾기 힘들어 보인다. 도대체 녹색성장을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이 생긴다면 정답은 간단하다. 바로 대학 캠퍼스를 보는 것. 대학들은 그린 캠퍼스 구축은 물론 에너지절약·교육과정 및 녹색기술 개발 등을 통해 녹색성장을 실천하고 있다. 캠퍼스를 보면 녹색성장이 보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대학들 녹색성장 대열 속속 합류=지난 8일 신라대 캠퍼스 내 예락뜰. 생태수변공원인 예락뜰에서 정홍섭 총장을 비롯한 신라대 주요 보직자들과 학생 대표·부산시청 관계자·지역환경운동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에코캠퍼스 교육헌장 선포식(위 사진)’이 열렸다.
신라대는 이날 선포식에서 향후 △에코캠퍼스위원회 운영 △태양열 발전 설비 확대 설치·운영 △교내 건물 옥상·벽 녹화 사업 시행 △교내 차 없는 거리(Zone) 지정·운영 △교내 야생화 단지 조성 △일반 시민 대상 녹색성장 일반 과정·전문 과정 프로그램 운영 △지역사회와 연계한 ‘백양산 환경협의회(가칭)’ 설립 협약 △에너지 사용량 감축 운동(2020년에 2009년 대비 절반 줄이기 목표) 전개 △탄소 포인트제 실시 △교양과목에 에코 교과목 개설 △ 에코 봉사 관련 장학금 신설 등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라대 측은 “친환경적 캠퍼스 구축 노력을 자연과 인간의 공생이라는 차원으로 한단계 승화시켜 교육목적에 반영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기본원리로 삼으려고 한다”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인류의 발전에 앞장서는 글로벌 지도자를 육성하고 선도적으로 녹색성장·친환경·지속가능한 에코 캠퍼스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녹색성장 실천에 합류하는 대학들이 속속 늘고 있다. 녹색성장이 일차적으로는 캠퍼스 환경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공주대는 이번에 한국연구재단의 ‘2009년도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에 선정됨으로써 녹색성장 기술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공주대가 선정된 과제는 그린홈에너지기술연구소의 ‘건물용 에너지 소재 및 모듈 설계 연구’이며 향후 9년간 총사업비 50억6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공주대는 ‘건물용 에너지 소재 및 모듈 설계 연구’를 통해 박막형 태양전지용 나노결정 잉크 제조기술 개발, 초고효율 단열소재 및 창호 기술 개발, 태양 에너지 적용 복합 건물 외피 개발, ‘온열 환경의 90% PMV 쾌적조건 설정 및 에너지 관리 최적화 모델링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진권 그린홈에너지기술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미국·일본·독일 등에 의존하고 있는 건물에너지 저감 소재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복합 건물 에너지 외피 모듈시스템·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개발을 통해서는 에너지 자립형 건축의 핵심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운대는 ‘차 없는 캠퍼스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경운대는 운동장 지하에 400여 대 규모의 주차장을 만든 것은 물론 각 건물 주차장의 주차선을 지우고 벤치와 나무그늘을 조성했다. ‘차 없는 캠퍼스 캠페인’은 이번 학기 개강과 함께 시작돼 경운대의 그린캠퍼스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녹색성장 아이디어도 ‘으뜸’=녹색성장을 위한 대학들의 아이디어도 기발하다. 상명대의 ‘녹색장학금’이 대표적. 이 장학금은 강의실·실습실의 전등끄기·엘리베이터 사용 줄이기·1회용품 사용 자제·재활용 폐기물 활용 등을 통해 절약된 에너지 비용을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약 1억7000만원이 모금됐으며 상명대는 169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현청 상명대 총장은 “녹색장학금은 학내에서 환경을 파괴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을 제거하고 또한 에너지를 덜 사용함으로써 절약된 비용을 모두 장학금으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의 범위를 확대하고 이를 학내 구성원 전체에게 시행하도록 해 녹색장학금의 지급액을 해마다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국대는 지난 8일 서울캠퍼스 인근에 위치한 ‘더 클래식500’에서 ‘그린경영임원(Chief Green Officer Program) 과정’ 2기 입학식을 진행했다. ‘그린경영 임원과정’은 건국대가 녹색성장을 선도할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신설한 것으로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이다. 특히 이날 건국대는 2기 수강생으로 참여하고 있는 영화배우 김정은 씨를 그린경영임원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지금 대학가에서 신축건물의 트렌드로 ‘친환경’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명지대는 지난해 10월 자연캠퍼스(용인)에 차세대과학관을 준공했다. 차세대과학관(지상 7층 규모)은 연구·실험에 의한 폐수처리물들을 오염공기정화기와 오수정화소시설 등을 통해 처리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화여대 ECC도 친환경적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ECC는 지하캠퍼스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의 넓은 계곡과 유리벽면을 통해 자연채광과 환기가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한 ‘쿨링 라디에이터 시스템’ 공법을 이용, 외부공기를 유입해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지하수와 빗물은 에너지로 재활용한다.
■외국대학들도 녹색성장 경쟁 치열=녹색성장에 있어 외국 대학들은 국내 대학들보다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 차원에서 일찌감치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학을 중심으로 녹색성장 실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라인란드 팔츠 주에 소재한 ‘트리어대의 브리켄펠트 환경캠퍼스(Umwelt Campus Wirkenfeld).’ 이 캠퍼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세계 최초의 ‘CO2 free 캠퍼스’이자 독일에서 환경·에너지 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곳이다. 학생·교수를 합해 2500여 명이 생활하고 있지만 필요한 전기와 열은 태양광발전시설·지열시스템 등을 통해 모두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한다.
미국 하버드대는 ‘녹색캠퍼스대출펀드(Green Campus Loan Fund·이하 GCLF)’ 프로그램을 통해 녹색성장을 실천하고 있다. GCLF 프로그램은 학생·교수가 에너지 효율화·자원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버드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2년 동안 6726톤의 이산화탄소, 17만3000배럴의 물, 90톤의 매립 폐기물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미국 미들베리대는 캠퍼스 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 탄소중립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의 ‘태양광·재생에너지 연구소’는 태양광 관련 최고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했을 당시 시찰에 나섰을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녹색성장에 있어 뉴사우스웨일스대의 다른 특징은 단과대학인 태양광·재생에너지공학대학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학의 태양광연구센터에서는 25% 효율의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스웨덴 왕립기술대는 신·재생에너지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스웨덴 왕립기술대 에너지기술학과는 지속가능에너지공학이라는 석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70여 개 국에서 온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프로그램에서는 △지속가능한 전력 생산 △지속가능한 에너지 이용 △태양 에너지 등을 교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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