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의 2분기 국민소득 추정치 발표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2.6% 성장했고, 특히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5.6%나 증가했다. 실질 GDP는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고, 실질 GNI는 지난해 3분기 이래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다가 플러스로 반전한 것이다. 여기에 증시가 지난해 7월 수준인 1600선을 돌파했고, 주택가격도 급등하는 등 자산시장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처럼 연초까지만 해도 캄캄하기만 하던 경기침체 터널 저편에 희망의 빛이 보이자 이제 ‘출구전략’을 써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스템이 정지되고 경제가 수직낙하를 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취한 파격적 금리인하와 통화·재정확대 정책이 경제를 최악의 상황에서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으므로 이제는 반대로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흡수하며 감세를 증세로 바꾸는 등의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제가 정상 국면으로 전환되었다는 증거는 찾기 어려운 가운데 정부의 잘못된 경제 철학과 정책으로 확대된 재정지출과 확장적 통화정책의 부작용이 증대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올해 상반기 경제 살리기에 투입한 재정 160조8000억원(본예산 156조1000억원과 추가경정예산 4조7000억원)은 지난해 상반기 109조원와 비교해 51조8000억원이나 증가한 반면,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경제가 가장 최악이었던 지난해 4분기에 252조8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에 251조3000억원, 2분기에 263조9000억원으로 재정투입에 의한 경기부양의 성적은 초라하다. 다시 말해 전 분기 대비 연속 2분기 플러스 성장률은 GDP의 5% 규모에 해당하는 재정투입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7월 광공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공공부문이 주도한 것이다. 민간부문 국내 기계수주는 32.9% 급감한 반면, 공공부문에서 498.8% 폭등한 덕분에 합계 7.3%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6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던 신규 취업자 수가 6월 들어 4000명 증가로 전환했지만, 이 역시 희망근로프로젝트와 같은 정부의 일자리 사업 추진에 따라 지난 5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7만~8만명대 증가를 유지하던 공공부문의 신규 취업자 수가 6월 들어 26만8000명으로 급증한 결과였다. 즉 민간부문의 산업활동이나 고용창출은 마이너스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한시적 효과를 가질 수밖에 없는 공공부문에 의해 경제가 연명하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이는 기업투자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고, 2분기 국민총소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증가율이 -0.1%를 기록하는 등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서도 확인된다.
이처럼 정부 도움 없이는 경기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을 포함한 이른바 출구전략이 시기상조임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주거환경 안정보다는 경기 안정책으로 의존하려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결과에서 비롯한 자산시장 버블에 대한 우려는 금리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자본시장의 통합으로 주요국이 금리인상으로 전환할 경우 우리 경제의 조건과 관계없이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게 된다. 가계채무와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한 이유다. 게다가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된 재정효과는 하반기 들어 점차 약화, 소멸될 수밖에 없는 반면 재정건전성의 문제는 확대재정 정책의 지속을 어렵게 할 것이다.
따라서 풀린 유동성이 실물로 유입되게 하지 않는 한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또 다른 버블과 위기의 착시현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