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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또 다시 ‘내홍’
이사회 총장 직선제 폐지 의결 … 구성원들 강력 반발
조선대가 또 다시 내홍을 앓고 있다. 경영 복귀를 노리는 구 재단과의 마찰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지난 5월 파견된 임시 이사진과의 갈등도 점점 극심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조선대 내부에서는 임시 이사진의 퇴임을 요구하는 규탄 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대 구성원들과 이사진 간 마찰은 지난 11일 임시 이사회(이사장 유수택)가 전체 회의에서 총장 직선제 폐지안에 대해 의결함에 따라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사 7명이 참여했으며 총장 직선제 폐지안에 대해 참석자 전원이 동의했다. 이날 회의 직후 이사회는 조선대 교수평의회·대학노조·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표의장 조범준, 이하 대자협)에 다음 달 말까지 직선제를 제외한 총장 선출안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직선제 제외’를 조건으로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조선대 구성원들은 “대학 구성원들과의 동의 절차도 없이 이사회가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반발했다. 우선 조선대 교수평의회는 지난 14일 ‘조선대학교 임시 이사회는 어디로 가는가?-조선대학교 민주주의 종말의 서곡’이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6개월 시한부인 임시 이사회가 17년간 유지돼 온 총장 직선제 폐지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혼란과 분열만 일으킨 임시 이사장은 퇴진하라”고 규탄했다.

대자협 역시 지난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임시 이사회의 역할은 교과부나 사분위 위원들이 조선대에 조속히 정이사를 선임해 주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남은 임기 동안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돕는 것”이라며 “그러나 6개월 임기의 한시적 임시이사회는 오히려 20여 년 동안 민주적으로 운영된 조선대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직선제 폐지 의결에 동참한 임시 이사장 및 일부 이사들은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조선대 구성원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직선제 폐지 의결 전 유수택 이사장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일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점이었다. 지난 1일 유 이사장은 ‘개강에 즈음하여 학내 현안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하의 담화문을 통해 “이사장 취임 전 대자협과 전임 이사회 등에서 직선제 부작용에 대해 우려했다는 사실을 취임 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이사장 재임 중 직선제 문제에 대한 논의를 민주적으로 진행하는 게 좋겠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며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관련 사안을 진행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의견을 밝힌 지 불과 열흘 만에 유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은 구성원들과의 협의 절차 없이 총장 직선제 폐지를 결정했다.

조선대 한 직원은 “총장·교원 임명권은 이사회에 있고 직원 임명권은 이사장에게 있다. 사실 직선제 폐지 절차 없이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해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유념해야할 것은 ‘조선대’라는 곳의 특수성이다. 조선대는 임시이사 체제하에서도 오랜 시간 투표로 총장을 선출해왔는데 갑자기 폐지한다고 하니 구성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털어놨다.

또 조범준 대자협 대표 의장은 “총장 선출 방식·투표와 같은 중대 현안은 대학의 주인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 마땅하다. 임시 관리자일 뿐인 임시이사가 직선제 폐지라는 엄청난 일을 결정했다는 것은 다분히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이사회 결정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조선대 각 기관들은 서로 긴밀히 협력해 이사장 퇴진 운동을 벌여나가는 등 이사회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방침이다.

조선대는 1988년 교내 민주화 투쟁으로 박철웅 전 총장 일가가 물러나고 지난해 6월말까지 20여 년간 임시이사 체제가 유지됐으며 정이사 임명이 미뤄지면서 지난 5월 임시이사가 재파견 됐다. 임시이사 체제하에서도 직선제를 도입, 1992년 9대 정병휴 총장 이후 현 13대 전호종 총장까지 4년마다 투표를 통해 총장을 선출해 왔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9-09-21 오전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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