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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인사청문회, '도덕성 잣대' 만들자
오재응 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한국소음진동공학회장
대학총장 선임때도 청문회 바람직
요즈음 눈만 뜨면 신문과 TV에서 개각인사에 대한 인사청문회 기사를 접하게 된다. 세계 금융위기라는 칠흑 같은 터널을 벗어날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상황이라 국민들은 이젠 잘될 거라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벌어지는 인사청문회는 우리를 또 한 번 실망시킨다. 이번에도 여야가 흠집 내기에 급급하는 등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번에 국민화합과 도덕성 및 능력 위주로 개각을 단행한 만큼 원만하게 인사청문회를 치를 경우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10년 만에 여야가 입장이 바뀐 현 시점에서도 인사청문회에서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나오는 단골 메뉴로는 도덕성과 전문성이 있다. 자녀교육 및 부동산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위장전입과 본인 및 자녀의 병역특혜 시비, 경력위조 및 표절 등이 전자라면, 국정업무 추진을 위한 비전 제시와 자질은 후자로 볼 수 있다.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전문성이나 자질 부분은 기본 원칙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지만, 도덕성을 근거로 한 문제는 어느 정도까지가 허용되는지 규범을 만들지 않아 검증의 잣대도 일정치 않다. 설령 검증됐다 해도 청문회 결과와 다르게 임명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도덕성에 대한 명확한 잣대부터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아울러 인사청문회 목적이 국정을 이끌고 있는 대통령이 국가 경영을 위해 자신과 함께 일할 적임자를 잘 선택했느냐를 검증하는 데 있는 만큼, 전문성이나 자질 역시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각계 지도자가 인사청문회라는 난관을 무릅쓰고 국가발전을 위해 중책을 용기 있게 수용한 점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잣대가 불분명하다 보니 각 언론사가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문제를 다루는 모습 역시 무척 다를 수밖에 없다. 일부 언론사가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이나 자질 여부에 대한 검증보다는 제기된 의혹을 축소하거나 당사자들의 해명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또 다른 언론사들은 도덕성 논란을 집요하게 다루는 등 일정한 기본 원칙이 결여된 보도를 쏟아내고 있어 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인사청문회 대상은 국정을 이끌어 갈 인재다. 도덕성도 중요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리더십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도덕성과 함께 국가발전, 부서의 경쟁을 위한 우선순위 결정 및 추진을 위한 지도력, 경영 및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전문성, 국민에게 희망·긍지 및 나눔의 봉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열정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국회 소속 분과위원회별로 열린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열리는 만큼 국회의원들 역시 국민의 높은 의식수준을 감안해 서로 인격을 존중하면서 건설적인 질의와 답변 내용으로 생산적 청문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와 과거에 대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주변 환경으로부터 도전과 위험을 분명하게 진단해 무엇이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사인지를 검증하는 청문회가 되길 바란다.

덧붙여 대학의 총장 선임 역시 인사청문회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국내외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총장이 대학 구성원에게 신뢰와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도덕성은 물론 경영 및 행정조직 장악을 위한 전문성, 희망찬 미래 비전 제시와 이를 실천하기 위한 열정이 얼마만큼 있는지 검증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09-21 오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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