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광양캠퍼스, 정치권·지역민 반대로 무산
광양시 “국립대 연합대학 만들 것”
“순천대 구성원들에게 광양캠퍼스 설립은 희망이자 활력소였다. 속상하고 답답한 심정이야 어떻게 말로 다할 수 있겠나….”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지난 1년여 간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재승인만을 기다리며 광양캠퍼스 개교에 매달려왔던 순천대는 허탈하고 막막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마냥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만큼, 아픔을 딛고 냉철하게 앞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광양시(시장 이성웅)는 지난 13일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에 관한 입장 보고회’를 열고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성웅 광양시장은 “최근 교과부 관계자가 직접 광양에 방문해 일부 순천시민들과 정치권의 반대로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전해왔다”며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날 광양시는 교과부의 지원을 받아 순천대 광양캠퍼스 부지에 몇몇 국립대의 비전 있는 공대 학과를 유치, 연합대학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대안도 함께 밝혔다. 이에 따라 광양시는 현재 연합대학 설립을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교과부와도 활발한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연합대학 조성에 순천대도 참여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시장은 “순천대 광양캠퍼스 부지에 몇몇 국립대의 유망한 공대 학과를 묶어 연합대학을 설립할 계획이다. 연합대학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 구조조정 정책과도 맞아 떨어진다”며 “교과부에서도 광양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과부·광양시의 결정으로 광양캠퍼스 외엔 다른 특성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순천대는 앞길이 깜깜한 상황이다. 광양캠퍼스를 통해 대학 경쟁력을 제고, △국립대 법인화·통합 문제 △향후 대학입학 자원 부족에 따른 정원 미달 사태 등에 대비하려던 순천대의 계획이 모두 수포가 됐기 때문이다. 순천대 관계자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나가야 할지 막막하고 혼란스럽다. 다른 순천대 구성원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특히 2012학년도 이후 입학 정원 감소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구성원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순천대는 우선 연합대학 설립에라도 참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계획이다. 박철우 순천대 기획처장은 “타 지역 국립대가 광양에 올 경우 교수·학생들을 위한 주거환경·복지시설 등을 위한 시설 투자비용이 늘어난다. 또 본교·광양캠퍼스 교양과목 교수를 따로 둬야하기 때문에 인건비도 늘 수밖에 없다”며 “교양과목 개설 지원, 시설 공유 등을 통해 연합대학 설립에 동참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박 처장은 “지금으로서는 광양캠퍼스 무산에 대한 아픔을 딛고 대학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게 가장 올바른 방법인 것 같다”며 “내적으로는 교육·취업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해 더욱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고 외적으로는 타 대학·지자체와의 연합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광양시·순천대는 지난해 6월 ‘순천대 글로벌특성화대학 광양캠퍼스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 교과부의 승인을 받아 캠퍼스 건립에 돌입했다. 당시 광양시는 순천대 광양캠퍼스 조성에 향후 12년간 총 60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하고 9월 50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사업 시작 4개월만인 10월 교과부는 돌연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을 중단토록 조치했으며 최근까지 장기간의 승인 유보 상태를 지속해 왔다.
교과부가 장기간 결정을 유보하자 순천대는 올해 2월 광양시로부터 받은 지원금 50억 원을 반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광양시는 교과부 결정에 따라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일정 기간 내에 재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지원금을 반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년간 순천대는 교과부가 광양캠퍼스 설립을 중단토록 한 원인을 정치권에서 찾아왔다. 서갑원 순천시의원이 지난해 10월 순천대의 재정 부족을 이유로 광양캠퍼스 설립을 반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호의적이었던 교과부의 태도가 돌변했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최근까지 광양캠퍼스 설립에 관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교과부 등에 압력을 넣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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