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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 로스쿨 외국어강좌의 허실
김한택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스쿨 체제의 출범은 한국 법학발전사적으로 볼 때 법학 교육제도나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며 혁명이다.

특히 로스쿨 인가과정에서 법률시장의 국제화 및 글로벌화에 대비해 로스쿨에 외국어 강좌를 많이 개설할수록 인가점수를 높이 받게 하는 제도를 도입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현재 로스쿨에서 외국어 강좌 개설과 로스쿨을 졸업한 학생들이 치르게 될 변호사시험의 관계를 살펴보면 두 주제가 서로 겉도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로스쿨 졸업생들이 치르게 될 변호사시험 방식에 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지만 기존의 사법시험과 별 차이가 없다면 한국 로스쿨을 만든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할 것이다. 현재 로스쿨 학생들은 학교 수업이 변호사시험과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으로 변호사시험 준비 따로, 학교 수업 따로, 이중의 노력을 하고 있다.

따라서 변호사시험은 로스쿨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마치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학생들이 치르는 의사고시와 같은 자격시험 수준 정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법률시장의 개방 등 국제화의 물결이 밀려오는 현시점에서 국제적 수준의 로스쿨을 갖추지 못하면 로스쿨 설립은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애초 로스쿨 인가기준에 외국어 강좌가 많을수록 점수가 높다고 해 대학마다 외국어 강좌를 늘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 결과 몇몇 로스쿨의 경우 인가 시점에서는 외국어 강좌 수를 너무 많이 개설해 교수 부족으로 인해 개설이 힘든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로스쿨 학생들 대부분이 외국어 강좌보다는 변호사시험 위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외국어 강좌의 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시대를 맞아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국제적 감각을 키운다는 애초의 생각은 눈앞에 닥친 변호사시험에 가려 그 빛을 발하기 힘들게 되었다.

따라서 필자는 한국 로스쿨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로스쿨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로스쿨 학생들이 적어도 4개 이상의 외국어 강좌를 선택필수로 수강토록 하는 방법을 찾을 것을 권장하고 싶다. 현재 로스쿨 입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외국어 강좌를 수강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로스쿨의 글로벌화는 학교나 국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교수·학생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올해 3월 강원대 로스쿨의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교수들과 함께 시민단체 성격의 학술단체인 '글로벌 법과 사회 포럼(Global Law & Society Forum)'을 결성했다. 이 포럼은 로스쿨 교수들이 매주 수요일 영어로 진행하는 콜로키움(작은 세미나) 형식으로서 주로 법 문제와 국내외 제반 사회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강원대 교수들은 무보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도 수강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학생과 시민의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다.

그 밖에 미국의 로스쿨과 학점연계 협정을 맺는 방법도 좋을 듯한다. 한국 로스쿨의 외국어 강좌 학점이 미국에서도 인정받아 한국 로스쿨을 졸업한 학생들이 짧은 기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미국 로스쿨의 LLM과정을 이수하고 뉴욕주 등 LLM과정 이수만으로도 미국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 제도를 활용토록 하는 방법 등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9-10-26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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