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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장학금에도 ‘스펙’ 반영
외국어시험성적·학내외 활동 등 참조 늘어
“지나치게 취업에 집착” 학내 찬반 여론 ‘팽팽’
‘성적장학금 받으려면 스펙도 챙겨라?’

최근 성적장학금 선정 기준에 외국어시험 성적·학내외 활동 등 이른바 ‘스펙’을 추가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어 학생들 간 찬반 논란이 뜨겁다. 대학은 “다재다능한 인재를 원하는 기업의 입장을 반영한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지지와 더불어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강릉원주대 경영학과·독문과 등 다수 학과들은 성적장학생 선발 시 학점 외에 외국어시험 성적·자격증·학내외 활동 등을 함께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독문과의 경우 일 년에 한 차례씩 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독어시험 점수를, 경영학과의 경우 외국어시험 성적·자격증·해외교류 경험 등을 반영해 성적장학생을 선정한다.

강릉원주대 입학관리과 관계자는 “현재 강릉원주대는 성적장학생 선정 기준을 각 학과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많은 학과들이 학생들의 취업역량 제고, 재능개발 등을 장려하고자 성적 외의 요소들을 장학생 선정 기준에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적장학생 선정 기준이 바뀐 것은 경남대 역시 마찬가지다. 경남대는 지난해부터 성적장학생 선정 기준에 성적 외의 외국어능력·자격증·학내외 활동 등의 ‘학부평가항목’을 추가했다. 또 올해부터는 학부평가항목 반영비율을 기존 20%에서 40%로 대폭 늘렸다.

경남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원활한 취업을 돕고자 장학생 선정 기준에 외국어능력·자격증 등을 추가했다”며 “장학금을 성적 위주로 지급할 때는 학생들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강의만 골라 듣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장학생 선정 기준 변경에는 학생들의 ‘학문 편식’을 바로잡고 보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전남대 역시 올해 2월 성적장학생 선정 시 학점은 물론, 외국어시험 성적·학내외 활동 등도 추가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도입 여부를 각 학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장학금 예산을 각 학과별로 분배해 △선정 기준 △기준별 반영비율 △개인당 지급액 △장학생 인원 등을 직접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학기에는 전남대 내 대다수 학과가 변경된 기준에 따라 장학생을 선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학생지원과 관계자는 “현재 대다수 기업들은 신입사원 선발 시 우수한 학점은 물론, 다양하고 풍부한 교내외 활동 경력까지 두루 살피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외국어능력·학내외 활동 등을 장학생 선정 기준 항목으로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 변경 초기인 만큼 이를 둘러싼 학생들 간 찬반 논란도 뜨겁다. 특히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장학금에 대한 학생들의 필요도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어서 논란은 점점 더 가열되고 있다. 현재 변경을 찬성하는 학생들은 “역량 개발과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반대하는 학생들은 “대학의 진리탐구 기능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가장 주된 이유로 들고 있다.

기준 변경에 찬성하는 전남대 주지웅씨(신문방송학과 3)는 “대학은 사회로 나가는 발판이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준사회’”라며 “성적장학생 선정 기준에 성적뿐 아니라 외국어시험 점수·학내외 활동 등을 포함시킴으로써 학생들은 다양한 역량 개발에 몰입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졸업 후 보다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강릉원주대 이수현씨(경영학과 3)도 “학과 공부만 해서는 원활한 사회 진출이 어려운 시대”라며 “성적장학생 선정 기준에 외국어능력 등을 반영하는 게 학생들의 취업 준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 변경을 우려하는 학생들도 많다. 전남대 김문근씨(경영학과 3)는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자 하는 학교의 취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사회에 휩쓸려 대학까지 스펙 올리기에 나서는 모습은 착잡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며 “대학은 학생들이 진리 탐구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고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외국어점수·경력 등 스펙 올리기에 급급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최근 경제 형편이 여의치 않은 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성적장학금만을 바라고 절박하게 공부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젠 학점을 아무리 잘 받아도 다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장학금을 놓치게 된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민현희 기자·윤수경 인턴기자>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9-11-02 오전 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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