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우회비 납부방식 ‘논란’
학생회 “필수납부서 선택납부로 바꿔야” 주장
교우회 “회비 받아 장학금 지급하는데” 당혹
고대신문 설문조사, 재학생 69% 선택납부 지지
두터운 교우(동문) 간의 정으로 유명한 고려대에서 교우회비 납부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필수납부제로 돼 있는 교우회비를 선택납부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11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학생처는 조만간 교우회측과 만나 교우회비 납부방법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학생처 관계자는 “조만간 교우회 측과 만나 교우회비를 선택납부제로 바꿔야 한다는 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이에 대한 교우회의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우회비 납부방식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그러다 지난 9월 말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대의원들이 교우회비를 선택납부제로 바꿔야 한다는 데 합의하면서, 논란이 본격화 됐다.
정태호 총학생회장은 “입학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회원자격을 얻는 학생회의 회비도 별도로 고지되는데 교우회비 3만원은 4학년 가을학기 등록시 납부금에 필수항목으로 고지되고 있다”며 “학생회비와 마찬가지로 교우회비도 학생들의 선택에 의해 납부돼야 한다”고 밝혔다. 4학년 2학기 등록 시 반드시 교우회비를 내야만 졸업이 가능한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2일 ‘고대신문’이 재학생 5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69.1%가 교우회비를 선택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본교 졸업생이 꼭 교우회 회원 활동을 하거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므로’가 65.1%, ‘학생회비가 선택납부인 것처럼 교우회비도 선택납부 항목으로 하는 게 당연하다’가 23.8%였다.
학생들은 교우회비 필수납부에 따른 사용내역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윤수(문과대학 1)씨는 “교우회비를 강제로 걷어가면서 교우회비 사용공개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없다”며 “의무적으로 교우회비를 내는 만큼 사용내역도 의무적으로 공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우회가 정치색을 띠기 때문에 선택납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형욱(영어영문학과 4)씨는 “교우회가 정치활동도 하고 있는데 (교우회의 정치색이) 자신의 정치성향과는 무관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우회비를 필수 납부해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교우회로부터 얻는 것이 많다며 필수납부를 지지하는 학생들도 있다. 정웅지(경제학과 4)씨는 “교우회가 회비 3만원 이상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며 “교우회 덕분에 사회적으로 얻는 것도 많은데 납부방식에 대한 논쟁은 소모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천성교(사범대학 3)씨는 “졸업하면 결국 교우회 덕을 보게 될 것인 만큼 교우회비도 필수적으로 내는 게 맞다”며 “선택납부제로 바꾸는 것 보다는 교우회를 탈퇴할 때 3만원을 돌려주는 방식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우회는 당혹스런 입장이다. 교우회 한재호 지원국장은 “교우회비를 모아서 장학금 지급에 쓰고 있다”며 “교우회비를 따로 받으면 별도의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필수납부로) 뜻을 모아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 교우회가 학생들의 4학년 2학기 등록납입금으로 고지, 납부받는 교우회비 총액은 약 1억5000만원. 교우회 전체 재정의 10%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교우회 장학금과 발전기금 조성 △봉사 지원 △교우회보 제작·발송 △고연전 뒤풀이 △교우 모교방문 행사 등에 사용되고 있다.
‘고대신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택납부로 바뀌어도 교우회비를 내겠다’는 의견이 58.4%, ‘바뀌면 내지 않겠다’는 의견이 41.4%였다. 자율납부제를 실시중인 학생회비 납부율이 70%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납부의사가 낮은 셈이다.
현재 연세대와 성균관대도 동창회비를 필수납부로 받고 있다. 성균관대는 동창회비 3만원이 입학 후 첫 학기 등록 시 납임금에 필수납부로 고지된다. 연세대는 △대학동창회비 2만원 △동문회입회비 2만원 △졸업비 1만6000원 등을 4학년 2학기에 필수로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서강대·서울대·중앙대·한양대 등은 재학생 납임금에 동문회비를 필수항목으로 부과하지 않는다.
<신하영 기자·홍여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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