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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세종시 제2공대 부정하는 ‘5+1’가지 이유
서울대 공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세종시에 ‘집현 캠퍼스(제2공대)’를 짓겠다는 계획안을 공개한데 대해 서울대 본부가 잇따라 해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학생 정원 축소와 정부지원 예산이 적다고 지적해 온 서울대가 7000억 원 규모의 캠퍼스를 통채로 주겠다는 제안을 굳이 마다할 이유를 찾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최근 국정감사 등을 통해 서울대의 제2캠퍼스 계획이 흘러나오자 두 차례나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는 소동을 벌였다. 서울대는 이에 앞서 지난 6월께 공대로부터 ‘집현 캠퍼스’에 대한 보고를 받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주종남 서울대 기획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공대 학장이 지난 6월께 이장무 총장을 만나 ‘집현캠퍼스’ 계획안을 건넸고, 구두상으로 보고도 했다”면서 “그러나 교육 규모도 터무니없이 크고 실현 가능성도 없다고 보고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의 계획은 세종시 57만평 부지에 ‘우주융합신기술공동연구원’, ‘F(future·flagship)-Lab’, ‘해양 에너지 연구원’ 등 연구 시설을 짓고, 이와 관련된 5년제인 학·석사 과정, 8년제인 학·석·박사 통합 과정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두 과정에 300명씩 총 600명을 신입생을 뽑으면 모두 3900명 규모다.

■ 너무 큰 교육 규모 = 서울대는 우선 신입학 600명 규모가 너무 과도하게 덩치가 크다는 판단이다. 서울대 공대 정원은 현재 798명으로 공대 계획대로 하면 지금의 두 배 가까이 늘게 되는 셈이다. 주종남 처장은 “대규모 교육을 그 곳까지 가서 하겠다는 것부터가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대 정원이 줄어 기업들의 인력 수요나 학문 후속세대 양성 등의 측면에서 정원 증원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지만, 기회가 생겼다고 정원을 2배나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수박 겉핡기 식 계획 = 공대의 계획이 수박 겉핡기 식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주 처장은 ‘스케치 한 번 한 수준’, ‘밑도 끝도 없다’, ‘어떤 효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는 말로 공대 계획안이 치밀하지 못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영대와 융합학문 만들고 제2서울대병원도 짓겠다고 하던데 병원이나 경영대쪽에 언질은 했던 모양이지만, ‘앞으로 잘 해보자는 인사치례’ 정도였다”고 전했다.

■ 서울대 특혜 시선 차단 = 각 대학들이 정원감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서울대 특혜 의혹 등 불편한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주 처장은 “대학의 발전은 전체적으로 봐야하고, 세종시와 서울대 모두에게 도움이 되야 가능하지만 공대의 계획안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라 각 대학들이 학생 정원을 줄이고 있는 마당에 서울대가 대규모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게 할 일인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대가 먼저 제2공대를 짓겠다는 것을 검토했다는 것 자체가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다. 세종시 원안 수정을 추진하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전직 총장이던 서울대에 특혜를 준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내부 단과대간 형평성이 지적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캠퍼스 종합화 방향과 배치 = 공대의 계획은 학제간 교류를 위해 서울대가 추진하는 ‘캠퍼스 종합화’ 방향과도 배치된다는게 본부 입장이다. 주 처장은 “캠퍼스 종합화를 추진한 결과, 농생대가 관악캠퍼스에 오고 나서야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다른 학문 분야와 시너지 효과 때문이었다”면서 “세종시는 너무 멀어 관악캠퍼스와의 시너지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 컨센서스도 없다 = 또 대학 본부는 물론, 공대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는 등 절차상의 이유도 있다. 주 처장은 “학부장회의에서조차 언급되지 않았고 계획안은 공대 학장이 단독으로 몇 달 전에 만들어 공대 교수들 간에도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가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집현캠퍼스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이유는 더 많은 정부의 지원책을 끌어내기 위한 높은 수준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 원안 수정을 위해서는 서울대 정도의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걸 역이용하는 한편, 2011년 법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현재 정부 지원 보장과 보유 자산의 양여 등을 약속 받으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9-11-16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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