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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대협, 정원 증원 위한 ‘전략적 판단’
논란 많던 약대 계약학과 왜 수용 했나?
“칼자루 쥔 교과부와 대립할 필요 없다” 판단
“향후 약대정원 증원 위한 포석”이란 지적도
최근 한국약학대학협의회(이하 약대협의회)가 계약학과 설치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약대협의회가 그간 실효성 논란이 많았던 계약학과 수용의사를 밝힌 배경은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향후 약대 정원 증원을 위해선 일단 수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김대경 약대협의회장(중앙대 약대학장)은 “계약학과를 협의회 차원에서 거부하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대경 회장은 18일 전국 20개 약대학장들에게 △계약학과를 거부할 때 정원(증원)과 관련해 특별히 얻을 게 없다는 점 △굳이 교과부와 각을 세워서 좋을 게 없다는 점 △각 대학 총장으로부터 일단 계약학과를 신청해 보라는 독려가 많은 점 등을 내세워 계약학과를 일단 수용해보자는 메일을 보냈다.

이러한 판단은 보건복지가족부가 약대 정원 증원규모 390명으로 못 박은 상황에서, 교육과학기술부가 고심 끝에 계약학과를 제시했다는 점을 감안했다. 정원 증원이 절실한 기존 약대의 사정을 고려, 계약학과 100명을 추가 확보한 것은 어찌됐건 교과부의 ‘배려’라는 얘기다. 김대경 회장은 “교과부가 복지부 증원안에서 추가적으로 정원을 확보, 기존 약대들에 성의를 보인 것인데 이를 시작해 보기 전에 반대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간 계약학과는 △제약업체 가운데 학생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면서 직원 재교육에 투자할 업체가 많지 않고(산업체 수요문제) △학생 선발과정에서 등록금을 지원하는 제약업체의 입김이 커질 것(부정입학, 기존 학생과의 실력 차)이란 우려가 있어왔다. 그러나 약대협의회가 일단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산업체 수요를 찾고, 학생 선발과정을 엄격하게 진행해야 할 책임은 대학의 몫이 됐다.

약대협의회의 계약학과 수용 판단은 교과부와 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교과부는 오는 12월 중 약대 ‘정원 외 선발’ 유지 여부와 선발규모를 결정한다. 때문에 전체 약대 정원의 10% 이상을 결정하는 교과부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10년간 20개 약대들이 ‘정원 외 선발’로 모집한 인원은 연평균 141.2명이다.

향후 약대 정원증원을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도 있다. 계약학과의 실패 여부를 떠나, 각 대학이 계약학과 신청으로 확보한 정원은 그대로 보존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기존 약대들이 요구하는 ‘약대별 최소정원 60명’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일단 교과부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대경 약대협의회장은 “교과부도 기존 약대정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 때문에 일단 계약학과를 수용하고 향후 ‘최소정원 60명’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약대를 운영 중인 대학 총장들이 계약학과를 시도해 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점도 감안됐다. 한 약대 교수는 “계약학과의 정원 외 선발인원은 대학으로서는 확보해 두면 나쁠 게 없기 때문에 각 대학 총장들이 약대학장들에게 계약학과 신청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약대협의회 차원에서 계약학과를 거부키로 해도, 몇몇 대학이 이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괜히 ‘계약학과 거부’로 협의회 입장을 정했다가 1~2개 대학이 여기서 이탈하면 내부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약대정원 증원과 관련,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한 끝에 일단 계약학과를 수용하기로 결론내린 것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11-30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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