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VS경상대 “‘경남’ 명칭 사수하라”
특허심판원에 상대방 상표 무효심판 서로 청구
‘경남’ 교명에 대한 경남대·경상대의 갈등이 다시 한 번 가시화됐다. 양 대학이 특허청에 등록한 ‘경남’ 상표를 놓고 법정 분쟁을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남’ 명칭을 둘러싼 양 대학의 팽팽한 접전에 대학가의 관심이 또 다시 집중되고 있다.
지난 24일 경상대는 “최근 특허심판원에 경남대가 2005년 2월 특허청에 등록한 한글(경남대학교)·영문(KYUNGNAM UNIVERSITY)·한자(慶南大學校) 3단 복합 상표에 대한 ‘상표등록 무효심판’과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경남대는 올해 6월 25일 경상대 산학협력단이 지난해 특허청에 등록한 상표 ‘경남국립대학교’를 무효화시키는 소송을 특허심판원에 접수한 바 있다.
심판 청구와 관련, 경상대 관계자는 “경남대가 등록한 상표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에 명시된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나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을 불허한다’는 규정에 위배된다”며 “이 같은 규정을 근거로 봤을 때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경남대학교’ 등록상표는 위법이다. 이에 따라 무효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 6월 경남대는 경상대가 이미 적법한 절차를 거쳐 특허청에 등록한 ‘경남국립대학교’라는 한글상표를 경남대의 서비스등록상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무효화하는 심판을 제기했다”며 “이에 따라 경상대가 교과부에 신청해 놓은 ‘경남국립대학교’로의 교명 변경도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경상대의 심판 청구는 이 같은 상황을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경남대에 따르면 경상대는 본부가 아닌 산학협력단을 주체로 지난해 ‘경남국립대학교’로 특허청에 상표를 등록했다. 경상대는 경남대와 업종이 동일해 같은 명칭이 들어가는 상표를 등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경상대는 언론에 ‘경남국립대학교’라는 명칭이 적힌 광고를 게재했고 이에 대해 경남대는 상표등록 기관과 광고주가 다르다며 반발했다. 경남대는 “‘경남국립대’라는 상표는 산학협력단이 등록한 것이고 광고주는 경상대”라며 “법인이 서로 다르므로 이는 불법광고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경남대는 “교과부 지침에 의하면 ‘설립주체를 제외한 부분이 모두 동일한 교명은 유사교명으로 간주, 불허한다’고 돼있다. ‘경남국립대학교’와 ‘경남대학교’는 유사교명”이라며 “경상대의 교명 변경 시도는 지방대 간의 상호 신뢰와 협력을 저버린 비신사적·비윤리적 행위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경남대·경상대 간 교명 갈등은 지난 6월 11일 경상대가 교과부에 ‘경남국립대 교명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재점화됐다. 당시 경상대는 교과부에 제출한 신청서를 통해 “우리 대학은 경남의 거점 국립대임에도 도명을 사용하지 못해 우수학생 유치, 졸업생 취업, 대학 홍보 등 여러 분야에서 지난 수 십 년 간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해왔다”며 “경남을 대표하는 대학으로서의 이름을 반드시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앞서도 경상대는 국립대로 전환된 1968년 이후 현재까지 40여 년 간 총 6회에 걸쳐 ‘경남대학’ 혹은 ‘경남국립대학교’로의 교명 변경을 신청했다. 본래 마산대학이었던 경남대가 현재의 교명을 인가받은 1971년 이후 경상대가 진행한 교명 변경 신청도 이번을 포함, 총 3회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2004·2005년 두 차례에 걸쳐 경상대가 제출한 교명 변경 청원에 대해 교과부는 국립·시립 등의 설립주체를 교명에 표기할 수 없다는 당시 ‘고등교육 기관의 교명사용에 관한 지침’에 의거,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경상대는 올해 6월 교과부에 제출한 교명 변경 신청서에서 “지난 2007년 7월 지침이 개정돼 교명에 설립주체를 표기하는 것이 허용됐다”며 “법률적으로 교명을 변경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경남대는 ‘경남국립대학교’와 ‘경남대학교’는 유사교명임이 틀림없고 경기대·한경대의 판례 등을 봤을 때도 교명 갈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라는 이름을 두고 발생한 경기대·한경대 간 교명 변경 분쟁은 경기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올해 5월 20일 특허법원은 지난해 한경대가 제출했던 ‘경기국립대학교’로의 교명변경 신청에 대해 “교명에 ‘국립’이 들어가더라도 일반적으로 생략돼 경기대와의 식별이 어렵다”며 “한경대의 경기국립대 교명변경 신청을 허용할 수 없다”고 최종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지난 8월 20일 한경대가 제기한 ‘경기대학교와 경기국립대학교의 교명 유사성에 대한 상고심’을 “특별히 심리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경기대·한경대 판결 이후 경남대는 “경기대·한경대의 대법원 판례는 ‘국립대·사립대’ 교명분쟁 판결로 볼 수 있다”며 경상대와의 갈등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놨다. 당시 조기조 경남대 기획처장은 “경기대·한경대간 교명 다툼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봤을 때 경남대·경상대의 갈등도 곧 종식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제 이웃 대학 간의 소모적인 갈등을 끝내고 대학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상대 관계자는 “경기대·한경대 사례가 우리 대학과 경남대의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경대와 경상대는 입장이 다르다”며 “한경대는 교명 변경을 위해 ‘경기국립대학교’ 명칭을 특허청에 등록하려다가 소송을 시작했으나 경상대는 이미 특허청에 ‘경남국립대학교’로 등록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특허청에서도 경상대의 ‘경남국립대학교’ 명칭 사용이 경남대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 허가를 내주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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