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에서 일단락됐던 폐지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학교측이 청소용역직원들의 폐지처분권 대신 추가식대료를 지급키로 합의한 기존 용역업체를 교체하면서다. 학교측과 새로 계약을 맺은 업체는 사실상 추가식대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공공노조 서경지부 고려대 분회(회장 이영숙)는 지난 21일 부터 고려대 본관 1층 총무실 앞 복도를 점거, 용역업체를 변경한 데 대해 △입찰과정 자료를 공개 △노조활동 보장 △추가식대료 지급에 대한 학교측의 답변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폐지논쟁은 지난 6월 기존 용역업체 S사가 청소용역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폐지를 처분하면 고발조치 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학생들이 나서 1만 48명의 학생들로 부터 서명을 받고, 기존 업체측으로부터 "청소용역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폐지처분을 하지 않는 대신 직원 210명에게 1인당 2만 5000원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또 학교 측은 "기존업체와 3월 재계약을 할 예정"이라고 밝혀 논쟁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보였다. 하지만 사전공지 없이 용역업체를 변경하면서 폐지논쟁의 불씨가 재 점화 된 셈이다.
이에 고려대 미화노동자들의 싸움에 함께하는 학생대책위원회(이하 학생대책위)도 지난 22일 오후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청소 용역업체 재계약 과정에서 노동탄압으로 악명 높은 업체로 변경돼 식대 보조는 물론, 고용까지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학교당국은 최근 식대인상 확약서에 서명한 기존의 용역업체를 사실상 해약 통보하고, 새로 계약을 맺은 P업체와 K업체의 출장소를 고려대에 입주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대책위는 "P업체는 서울 지하철 청소 노동자들이 노동권 보장을 위해 투쟁할 때, 민주노총 여성연맹 위원장을 감금, 폭행하는 행태를 보인 업체"라며 "K업체 역시 단국대 청소노동자들의 노조 파괴에 앞장선 곳"이라고 노조탄압의 우려를 표했다.
공공노조 권태훈 조직부장은 "식대보다도 고용자체가 불안정해진 상황"이라며 "어떤 과정으로 두 업체를 고용했는지 학교측은 그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어제부터 학교측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대화가 안 되고 있다"며 "새 용역업체가 직원들을 전원 해고해도 법적인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업체측이 청소직원들의 노동조건을 현행 유지 할 수 있도록 학교측이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