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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허 쌓여야 과학강국"
[인터뷰]'2009 KAIST인상' 이대길 기계공학과 교수
복합재료기술분야 '특허왕'...SCI급 논문 201편 게재
"원천기술 없인 미래도 없어"...지역마다 연구중심대학 둬야

“우리나라가 5000년 역사에서 중국보다 잘 살았던 적이 딱 한 번 있습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태국, 필리핀보다도 GNP가 낮았던 한국이 중국을 앞지를 수 있었던 것은 이공계 우수인력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올해의 KAIST인 상’을 수상한 이대길 KAIST 교수(기계공학과)는 복합재료 기술분야에서 우리나라 제일의 ‘특허왕’이다. 그는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과 ‘기술 강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한국이 이길 수 있는 길은 독자기술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인건비가 비싸도 기술에 대한 비용이 높습니다. 또 중국은 기술비가 낮은 대신 인건비가 저렴합니다. 그 중간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우리 나름의 독자기술을 가능한 많이 개발하고 보유해야 합니다.”

독자기술은 특허 취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교수는 “특허취득이 곧 국익”이라고 말한다.

“휴대폰강국인 우리나라에서 CDMA 기술 특허권을 선점한 미국 퀄컴사에 매번 수익의 상당 부분을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습니다. 휴대폰, LCD, 조선 등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한다고 해도 외국의 특허기술로 만든다면 실제 남는 이익은 얼마 없습니다. 우리가 특허를 취득해 외국에서 특허사용료를 내도록 해야 합니다.”

이 교수가 연구주제를 정할 때 ‘특허검색’부터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로 논문으로 등록한다. 그가 SCI급 논문 201편을 게재하게 된 비결인 셈이다.

“연구를 진행하고, 특허를 낼 때마다 국익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굉장히 큽니다. 그것이 20년간 매일 아침 6시부터 출근해 연구를 할 수 있던 동력이지요.”

최근 그는 인공위성 3호의 구조를 기존 알루미늄에서 신소재 탄소섬유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인공위성의 무게를 25kg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인공위성은 1kg 무거워질 때마다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 교수의 연구로 막대한 비용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그가 개발한 ‘LCD 작업용 로봇핸드’ 역시 국가경제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기존에는 초정밀도를 요구하는 LCD 제조공정에서 사람 대신 알루미늄으로 만든 로봇 팔을 사용했다. 하지만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로봇 팔은 폭 3m, 두께 0.7mm의 깨지기 쉬운 LCD를 옮기기에는 적절치 않았다. 이에 그는 고강성 탄소섬유의 로봇핸드를 개발, 삼성과 LG가 이를 상용화 시켰다. 현재 전세계 LCD 공장에서는 이교수가 개발한 탄소섬유 로봇핸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연구실적은 학생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학부생보다 대학원생이 더 많은 KAIST에서는 석·박사생들과 함께 연구하는 과정 자체가 ‘산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교수를 논문 편수로만 평가하는 데에는 비판적이다.


“학부과정에서는 교육을 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모든 교수를 논문 개제 수로만 평가하는 것도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연구중심대학은 전국에 10개 정도면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수도권에 일류대학이 몰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특성화된 연구중심대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선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대학 뿐 아니라 국가정책도 이공계 활성화와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기술발전이 곧 국익과 연결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8명이나 배출한 헝가리도 지금 IMF를 맞았습니다. 특허는 한 번 등록하면 18년 동안 그 나라의 자산이 됩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가에서 이공계를 활성화 시켜, 독자기술을 개발하고 미래를 책임질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는 대학의 기술이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성패에 상관없이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특허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교수가 어떤 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콜럼버스 달걀과도 같습니다. 금방 보면 알 수 있는 것이죠. 기업은 그것을 알고 1~2년만 지원을 하거나, 연구 성과에 따라 지원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계속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없는 것이죠. 대학이 특허권을 갖는 것은 이러한 부분에서 돈 보다 교수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0-01-06 오후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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