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정이사 체제 구재단 주축되나
교과부 “미선임 2명 구경영진 추천 따라 결정할 듯”
대학측 “사분위 선임권 없고 총장·총동창회장 바람직”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조선대에 추가 임명할 이사 2명을 구재단 추천을 따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정이사 선임을 둘러싼 대학 측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조선대는 구재단의 대학 복귀 저지에 사활을 걸고 현 총장·총동창회장의 정이사 선임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고 박철웅 전 총장 일가를 주축으로 한 구재단은 지난 4일 교과부에 미선임된 2명의 정이사 후보로 고등검사장 출신 주 모씨와 전 조선대 의대 교수 고 모씨를 추천했다. 구재단측은 “22년여 만에 주인의 품으로 돌아온 조선대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체성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 경영진 중심의 정이사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다시는 설립 역사를 왜곡하거나 설립자를 부정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재단의 정이사 후보 추천과 관련, 교과부는 “이변이 없다면 구재단측 의견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 구 경영진의 대학 복귀를 염두 해두고 있음을 드러냈다. 교과부 관계자는 “본 주인이 대학 운영의 주축이 돼야 한다는 교과부의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사립학교법 제25조에 의거해 제2기 사분위가 꾸려지는 대로 심의를 거쳐 정이사를 선임할 방침”이라며 “이미 제1기 사분위에서 조선대 정이사 9명 중 5명은 구재단, 2명은 대학, 2명은 교과부측이 추천한 인사로 선임키로 결정하고 정상화를 진행해왔다. 구재단 추천자가 추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조선대 정이사 7명 중 김용억 동신대 교수·김택민 고려대 교수 등 2명은 대학, 강현욱 국무총리실 새만금위원회 공동위원장·남궁근 서울산업대 교수 등 2명은 교과부, 강창원 변호사·이원구 SM성형외과 원장(전 조선대 총동창회장) 등 2명은 구재단 이사, 박성숙 신경정신과 원장(고 박철웅 전 조선대 총장 및 종전이사 정애리시씨의 장녀) 등 1명은 구재단 일가가 추천한 인사다. 사분위 방침대로라면 대학·교과부의 할당량은 각 2명씩으로 이미 채워졌으나 구재단의 몫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그리고 사분위 방침이 끝까지 지켜질 경우 대학 운영에 미치는 구재단측의 영향력도 더욱 세 질 수밖에 없다.
교과부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내용은 제2기 사분위가 결성된 뒤인 다음 달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썬 제1기 사분위가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결정한 방침을 2기가 번복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구재단·교과부의 협공에 조선대는 가슴이 타 들어갈 지경이다. 대학 전 구성원과 광주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쟁취해 낸 조선대 민주화가 모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선대 구성원들은 “22년을 기다리고 준비해 이뤄낸 정이사 체제다. 비리로 쫓겨난 구재단의 대학 복귀를 막아야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선대 교수·직원·학생·총동창회 등으로 구성된 민주적 정이사 쟁취를 위한 범조선비상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조범준, 이하 범대위)는 지난 7일 ‘전 경영진의 사유화 음모를 단호히 배격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부정비리를 일삼았던 고 박철웅 전 총장의 장녀 박성숙씨가 정이사에 포함된 데에는 전 경영진 가족의 조선대 사유화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이에 더해 전 경영진은 미선임된 2명분의 정이사 후보로 자신들의 측근 인사를 추천했다. 이는 학교를 지배하겠다는 전 경영진의 음모를 더욱 여실히 보여 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이어 범대위는 “새로운 조선대 이사회의 권한이 발생한 지난 1일부로 사분위의 역할은 종료됐다. 미선임된 2명의 정이사는 사립학교법과 조선대 정관에 명시된 대로 개방이사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를 추천받아 새로 구성된 조선대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것이 법리상으로 정당하다”며 “만약 교과부가 관련 법규를 무시하고 나머지 2명의 이사를 결정한다면 조선대 구성원은 물론, 지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교과부는 교육적인 시각·입장에서 조선대의 남은 정상화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범대위는 미결정된 2명의 정이사는 현 총장·총동창회장이 선임돼야 옳다고 주장했다. 범대위는 “법인의 중추기관인 조선대 총장과 20만 동문을 대표하는 총동창회장을 정이사 선임과정에서 배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총장·총동창회장은 지난 2007년 이사회 결의에 따라 정관에 당연직 이사로 포함됐다. 당시 정상화 이후 정관을 변경하라는 교과부 요청으로 당연직 이사 포함을 미뤘는데 사분위가 이 같은 정황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총장·총동창회장을 정이사로 임명하지 않은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조선대 한 관계자 역시 “총장·총동창회장은 조선대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들이다. 반드시 정이사로 임명돼야 옳다”며 “교과부·사분위는 아직 미결정된 2명의 정이사에 총장·총동창회장이 선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사분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조선대 정이사 선임을 공식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사분위는 이사회 정족수 9명 중 과반수 이상인 7명의 정이사를 결정, 조선대 정상화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지난 1일부로 정이사 7명을 임명했으며 지난 1988년부터 21년 10개월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온 조선대는 비로소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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