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 짝짓기, 소외 대학들은 ‘유감’
한경대, 공주대-재활복지대학 통합 신청에 아쉬움
경상대 “창원대, 타 지역 대학과의 통합논의 유감”
충남대 “공주대, 통합제의 반응 없더니…” 서운함
올해에도 5개 권역 11개 국공립대 간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학 간 짝짓기’ 논의에서 배제된 대학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경대(경기도 안성 소재)는 지난달 말 대학 간 통합에 대한 내부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다른 국공립대와의 통합에 대해 묻자 교수 84명 중 79명이, 직원 72명 중 67명이 찬성했다. 통합 대상은 한국재활복지대학·한국철도대학·경인교대 등 같은 권역에 속한 국공립대였다.
한경대는 이 가운데 재활복지대학이 지난달 29일 공주대와 함께 통합신청서를 제출하자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박국흠 대외협력실장은 “재활복지대학과는 과거의 통합 논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 신중히 접근하려 했다”며 공주대와 먼저 통합신청서를 제출한 재활복지대학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박 실장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에 통과하기 위해 서둘러 통합신청서를 냈다고 보기 때문에 재활복지대학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한경대 입장에선 이제 내부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통합 논의에 추진력이 생길 수 있다.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재활복지대학과 통합을 재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하 수정법)에 따라 공주대-재활복지대학의 통합논의가 불발로 그칠 경우 자교(한경대)와의 통합 논의가 가능하단 뜻이다.
한경대는 3년 전에도 재활복지대학과 통합논의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당시엔 일반대학 전환을 바라고 통합을 추진했으나, 일반대학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한경대 교수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재활복지대학은 그간 한경대가 통합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한경대와는 통합을 위해 계속 얘기를 진행해 왔지만, (한경대측에서)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없었다”며 “통합계획에 있어서도 공주대의 통합안이 낫다고 판단했고, 통합에 대한 열의도 공주대가 더 많이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경대는 철도대학과 충주대·충남대 간 통합논의에 대해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박국흠 실장은 “철도대학과 통합을 시도하는 충주대와 충남대가 모두 일반대학이기 때문에 수정법의 제한을 받는다”며 “이러한 면에서는 같은 경기도 내 대학이면서 산업대학인 우리대학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학 간 통합으로 인한 일반대학의 신설·이전이 수정법의 제한을 받기 때문에 심의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수정법 시행령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대학의구조개혁을 위해 고시한 데 따른 대학과 전문대학간 통폐합 시’에는 일정 요건을 갖추면 통합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기 때문에, 시일이 지났다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교과부가 오는 3~4월경 국공립대간 통합 신청서를 받아 본 뒤 국토해양부에 시행령 개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경상대도 부산대-창원대 간 통합 논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경상대는 지난달 29일, 양 대학이 통합 논의에 착수한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문에선 “경상대와 통합논의를 해왔던 창원대가 경남지역에 있는 국립대와의 통합논의 없이 다른 지역 대학과 통합을 논의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부산대-창원대의 통합이 이뤄지면, 경상남도에 위치하는 국립대학은 경상대·진주산업대·진주교대 등 진주시 소재 3개 대학으로 줄게 된다”고 밝혔다.
경상대-창원대 간 통합 논의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지난 2003년에도 두 차례 본격적인 논의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통합된 대학 본부를 어느 대학에 둘 것이냐’의 논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 창원대 전형준 기획처장은 “2003년 이후에는 경상대로부터 어떠한 통합제안도 받은 바 없다”며 “경상대 측에서 제안이 온다면 부산대와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경남지역에선 부산대-창원대의 통합 가능성을 다른 대학 간 통합보다 높게 보고 있다.
충남대도 지난해 5월 송용호 총장이 직접 나서 ‘충남대·공주대·공주교대 간 3자 통합’을 제의했다. 그러나 이후 양 대학이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특히 공주대는 지난달 말 재활복지대학과의 통합 신청서를 교과부에 제출했다.
충남대 진윤수 기획처장은 “총장이 직접 대학본부를 공주로 이전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는 등 많은 것을 양보하면서 통합 얘기를 꺼냈는데 공주대가 전형 반응이 없으니까 그간 논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우리 입장에선 공주대측에 구애를 했음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서운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와 공주대간 통합 논의도 오래된 얘기다. 양 교는 2005년 통합논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그 뒤 논의의 진척을 보지 못했다. 때문에 당시의 통합 논의는 세종시(당시엔 행정중심복합도시) 입주를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제기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랐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지난해 5월 송용호 총장이 직접 3자 통합을 제시했지만, 공주대는 “우리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공주대가 학문분야가 겹치는 부분이 많은 충남대와의 통합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내부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다. 재활복지대학과의 통합은 그런 면에서 공주대 구성원들로부터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하영·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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