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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저소득층 입학할당제 실시
정원의 30%…"계층 갈등해소에 도움"
"높은 교육경쟁력 되레 악화" 거센 논란

‘대학경쟁력 강화’와 ‘사회 불평등 해소’ 간의 첨예한 논란은 프랑스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계층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프랑스 정부가 마련한 저소득층 자녀의 명문대 입학 정원 ‘할당제’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번 안은 최우수 고등교육기관인 그랑제콜(grandes ecoles)의 입학 정원 중 약 30%를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할당하겠다는 것이다. ‘평등’을 국가 모토 중 하나로 삼고 있는 프랑스 정부가 계급 분화 현상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사회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할당제로 그랑제콜 경쟁력 악화 = 최근 프랑스 정부 관계자와 지식인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입학 정원 할당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대학 관계자들은 할당제가 그랑제콜 졸업생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정부 안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피에르 타피 컨퍼런스 그랑제콜 회장은 “능력을 고려치 않고 특정 선수를 반드시 핸드볼 팀에 포함시켜야 한다면 세계 최강의 핸드볼 팀을 만들 수 있겠는가. 답은 당연히 ‘아니다’”라며 “할당제가 그랑제콜 졸업생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킬 것이고 학교 체제를 ‘바보스럽게’ 만들 것이다”고 정부 계획을 비난했다.

현재 그랑제콜의 종류는 과학·상경·문과·군사학교가 있으며 그랑제콜 입학은 프랑스에서 부와 권력을 갖기 위한 최고의 지름길로 통한다. 그랑제콜의 교육수준은 매우 높고 실용적인 교육에 치중하기 때문에 졸업생은 고등학교나 대학의 교수진, 관공서나 기업체 고급간부, 엔지니어 등으로 진출한다.

장자크 시락 전 대통령, 도미니크 드 빌팽 수상 등 프랑스의 유명한 정치 지도자들은 대부분 그랑제콜 출신이다. 지난 30여 년간 그랑제콜 출신 정치인이 프랑스를 이끌었다고 할 만큼 고위 관료와 정치인 대부분이 이곳에서 배출됐다.
사회학자 프랑수아 드베는 “이런 현상은 마치 미국의 주요 기업과 정부 고위 관료 중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이들 중 80%에 달하는 인사가 하버드대 출신인 것과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랑제콜 입학 편중 심각 = 그랑제콜의 높은 교육수준만큼이나 입학생들의 계층 편중은 심각하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통계를 인용, 30년 전만 해도 그랑제콜 입학생의 20%를 차지하던 블루칼라 출신의 학생은 오늘날 2%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민자 2세 출신에게는 그랑제콜의 벽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랑제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준비와 프랑스 교육 시스템 내 까다로운 입학시험에 통과해야 하지만 노동자 계층이나 이민자 가족들에게 이는 불가능한 실정이기 때문. 또한 다른 프랑스 대학이 모든 고등학교 졸업생에게 입학의 문을 열어 놓고 있는 데 반해 그랑제콜은 그렇지 않고 있다.

해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35만 명의 프랑스 학생 중 사실상 그랑제콜 준비학교격인 2년 과정의 CPGE에 입학하는 학생은 1000여 명뿐이다. 대부분 부유한 지역 출신이다. 그리고 이론상으론 일반 고등학교 졸업생도 CPGE에 지원 가능하지만 노동자 출신 학생에겐 기회의 문이 거의 닫혀 있다.

그랑제콜 행정 관계자가 “CPGE에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학생은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다.

뤽 샤텔(Luc Chatel) 교육부 장관은 “이번 할당제 방안을 두고 학교들의 거센 반발에 놀랐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 그랑제콜 체체는 사회적 불평등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craigger@unn.net) | 입력 : 10-01-25 오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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