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충남지역 대학 '약대 신경전’
지역대 “고려대, 세종시 입주 대가로 약대 정원 받나”
고려대 “정원배정 정치논리 개입되면 오히려 역차별”
약학대학 신설과 관련, 고려대와 충남지역 대학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충남지역에선 고려대가 이미 약대를 받기로 돼 있는 것 아니냐는 ‘내정설’이 제기되는 반면, 고려대에선 그런 소문으로 인해 오히려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충남지역의 A대학 관계자는 “약대 정원배정 발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약대 신설을 상정한 고려대의 세종시 계획이 공개됐다”며 “때문에 지역에선 고려대가 세종시 입주에 대한 반대급부로 약대신설을 인가받게 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고려대의 세종시 입주계획에 따르면, 고려대는 오는 2020년까지 6012억원을 투입, 세종시에 연구캠퍼스를 조성한다. 여기엔 연구단지·벤처단지·교육단지·헬스단지·거주단지 등이 들어선다. 특히 연구·교육·벤처단지에는 의생명과학 중심의 ‘바이오사이언스 컴플렉스’가 조성된다.
한재민 고려대 기획처장은 “세종시에는 연구소가 중심이 된 대학원 체제의 캠퍼스가 조성된다”며 “산·학 연구소가 중심이 되고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석·박사 과정이 개설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약개발연구소와 이를 지원할 석·박사 과정, 치의학전문대학원이 설치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고려대의 계획이 공개되자, 이 지역에서 약대 신설을 준비하는 공주대·단국대·선문대·순천향대·호서대 등 7개 지역 대학들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 B대학 관계자는 “정부가 세종시에 입주하는 기업과 대학들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고려대의 세종시 입주가 약대 심사에서 가점요인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도 “고려대의 세종시 계획이 공개되자 결국 고려대가 약대 신설을 인가받을 것이란 전망이 암암리에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고려대는 이러한 전망을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공정하게 평가하면 고려대가 약대 신설 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오히려 약대 정원배정이 정치적으로 변질되면 우리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약대 신설 인가에 정치논리가 개입되면 ‘특혜 시비’로 번져 오히려 고려대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고려대가 약대 신설을 인가받더라도 조치원에 있는 세종캠퍼스에 설치할 계획이므로 세종시와는 무관하다”며 “(세종시가) 실현되고 나서 입지조건 면에서 세종시가 더 낫다면 옮길 수 있는 것이지, 약대를 그곳에다 설치하는 문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약대 신설 신청을 받은 결과, 충남지역에서는 공주대·고려대(세종캠퍼스)·단국대(천안캠퍼스)·선문대·순천향대·중부대·호서대·홍익대(조치원캠퍼스) 등 8개 대학이 약대 신설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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