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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등록금 규제, 후속조치가 관건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국회는 지난 1월 18일 취업후 학자금상환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대학의 과도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고등교육법 제11조를 개정하였다. 개정법률에 의하면, 각 대학은 등록금을 책정하기 위하여 교직원·학생·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여야 하며, 등록금심의위원회는 등록금 및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 도시근로자 평균가계소득, 고등교육 지원계획, 등록금 의존율 등을 감안하여 해당 연도 적정 등록금을 산정하여야 하고, 각 대학은 등록금의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어길 경우 정부는 해당 대학에 행·재정적 제재 등 불이익을 줄 수 있고, 정부는 전체 국가재정 중 고등교육 지원 비율 확대를 위한 10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반영한 고등교육 지원계획을 2년마다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이제 2010학년도 2학기부터 대학에 대한 등록금 규제가 부활될 것이 확실해졌다. 1989학년도부터 허용되었던 대학등록금 자율책정이 21년만에 다시 정부의 규제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접적인 규제를 받게 된 대학과 값싼 교육을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깝고, 대학자율화를 입에 달고 출발한 이명박정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이러니하다.

현재의 대학 등록금 수준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으며, 모든 대학들이 그동안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등록금을 적정한 수준으로 책정해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등록금 규제의 부활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자에 대한 가격규제는 서비스의 질 저하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등록금의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이 문제다. 이 조항은 대학으로 하여금 어떤 특정 연도에 과도하게 등록금을 인상할 수 없도록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다. 전국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률은 매우 다양했으나 이제는 물가상승률의 1.5배 수준에 수렴될 것이기 때문이다. 등록금 책정을 규제 받기 전에는 대학들은 정책적으로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구성원의 합의를 거쳐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매년 상한선을 규제받게 되므로 인상이 가능할 때 최대수준의 인상을 시도할 것이다.

1990년대 이후 등록금 자율화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았지만 등록금 자율화 덕분에 대학들은 자체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하여 대학교육여건을 개선하고 대학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었다. 등록금 규제를 받게 되면 재정규모가 줄어들 것이 확실하나, 인건비와 관리운영비 등은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생복리비와 교수학습비가 가장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결국 교육의 질 저하로 나타날 것이다.

등록금심의위원회도 대학 갈등의 새로운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도 대부분의 대학은 등록금 책정과정에서 구성원의 합의절차를 거치고 있으나, 법령에 의해 획일적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할 경우 대학의 특수성과 다양성을 반영하기 어렵고, 새로운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부로 하여금 전체 국가재정 중 고등교육 지원 비율 확대를 위한 10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반영하여 2년마다 고등교육 지원계획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한 조항은 긍정적이지만, 법정 고등교육재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는 고등교육기관의 재원조달을 지원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의 학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취업후 학자금상환 특별법을 빌미로 고등교육기관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우를 범했다. 이제 교과부는 법 개정의 취지를 살리되,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하는 방향으로 교과부령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며, 국회는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 부담을 늘리는 정책의 뒷받침이 있을 때 학생 부담을 줄이는 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1-28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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