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소재 대학들의 수도권 제2, 3캠퍼스 유치 움직임이 활발하다. 본교 캠퍼스의 포화 상태와 맞물려 서울과 근접하다는 지리적 이점도 갖고 있는 수도권으로 캠퍼스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수도권 캠퍼스 유치가 무산되는 대학들도 나오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수도권 캠퍼스 조성을 확정한 대학은 이미 10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는 가장 최근 수도권 캠퍼스 유치를 확정했다. 지난달 22일 중앙대는 인천시와 ‘중앙대 인천캠퍼스’(가칭)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천 검단신도시 2지구에 66만㎡ 규모의 캠퍼스 건립 계획을 내놨다. ‘인천캠퍼스’는 서울과 안성에 이어 중앙대의 제3캠퍼스가 된다.
그 보다 먼저 지난 17일 남양주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서강대는 2015년까지 남양주시 양정동·와부읍 일대에 82만5000㎡ 규모의 제2캠퍼스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GERB(Global Education, Research, Business)’라는 이름의 이 캠퍼스는 신촌캠퍼스의 5배 규모다.
서울대도 이들 대학에 앞서 지난 9일, 시흥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시흥시 정왕동 일대 83만㎡ 부지에 2014년까지 국제캠퍼스와 의료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건국대 의정부캠퍼스, 동국대 일산캠퍼스 조성 협약이 체결됐다.
이화여대는 2019년까지 파주시 반환 미군기지(캠프 에드워드) 등 85만181㎡ 부지에 교육·연구·산학협력·국제협력 등을 위한 글로벌 종합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건국대 또한 서울과 충주에 이어 의정부시에 제3캠퍼스를 조성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체결 내용에 따라 반환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에 74만3000㎡ 규모의 글로벌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연세대와 홍익대도 송도에 캠퍼스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같이 서울 소재 대학들이 수도권에 캠퍼스를 유치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캠퍼스의 공간 부족을 해소하고 충분한 연구 공간과 시설을 마련해 교육 환경을 개선 한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최근 산·학 협력이나 WCU 같은 각종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수용할 연구 공간이나 시설은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도권이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또한 서울 소재 대학들의 수도권에 캠퍼스 유치 움직임을 반기는 입장이다.
주성영 서강대 기획예산팀장은 “지자체들은 주요 대학들을 지역에 유치할 경우 인구유입에 따른 부의 창출 효과를 비롯해 주변 연구시설과 상업시설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동시에 선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자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 주요 대학들의 수도권 캠퍼스 유치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캠퍼스 유치가 좌절되는 대학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부분 비용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최근 국민대가 파주시와 양해각서 체결 후 지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문제에 막혀 파주캠퍼스 건립을 백지화 했다.
백윤황 국민대 기획처 부장은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지자체와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양측의 필요에 의해 섣불리 진행한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 공여지 보다 사유지가 많고, 땅값도 상승한데다 등록금까지 동결돼 (재정적)대안이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남양주시에 제2캠퍼스를 건립을 발표한 서강대 역시 지난해 파주·송도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다 재정 부족으로 포기한 바 있다.
주성영 서강대 기획예산팀장은 “국제화 캠퍼스에 적합하다고 판단돼 송도에 캠퍼스를 유치하려 했으나, 조성 원가가 너무 비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광운대와 숭실대는 지자체와의 의견이 맞지 않아 수도권 캠퍼스 건립을 포기한 케이스다.
광운대는 지난 2006년 의정부시와 양해각서 체결한 후 예정 부지였던 미군기지(캠프 스탠리) 반환이 지연돼 수도권 캠퍼스 조성 계획이 무산됐다.
숭실대는 광명시 음악밸리 사업을 감안해 음악공연예술대학원 등을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지자체 사업(음악밸리)이 불발되면서 광명캠퍼스 추진도 함께 무산됐다. 유치 예정이었던 부지 지가 역시 2배나 올라 비용 문제도 컸다.
수도권 캠퍼스 조성이 무산된 한 대학 관계자는 “지방 캠퍼스 조성은 규정과 절차, 시간을 상당히 요하는 복잡한 사안”이라며 “대학과 지자체간에 장기적인 계획과 시간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