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고심에 찬 논의를 거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을 동결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정부의 등록금 인상 자제 요청을 고려한 측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학비 부담을 덜고 국가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동참하자는 취지가 컸을 것이다. 등록금 동결로 긴축예산이 불가피한 만큼 많은 대학들이 재정의 합리적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으리라 본다. 이에 현재 전남대가 실시하고 있는 재정운영 정책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전남대 재정은 총 4500억원 규모로 일반회계(1537억원), 기성회회계(1100억원), 발전기금회계(152억원), 연구비회계(1450억원), 간접연구비회계(140억원) 등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각종 회계가 법적으로 독립돼 운용되다 보니 통합적 관리가 어렵고 재정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 또한 어려웠다. 이에 전남대는 대학 관련 재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08년 9월 국립대학 최초로 재정관리본부를 출범하고, 예산 및 관리전문교수를 재정관리본부장(CFO)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행정을 선보였다.
전남대 재정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그램 예산시스템’ 채택이다. 종전에는 비목별 예산제도를 사용했으나 재정관리본부가 출범하면서 국립대 최초로 프로그램 예산제도를 도입, 각종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예산관리 전문교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 대학에서 가장 선진화된 시스템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또한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대학 재정을 편성하고 있다. 대학본부 차원에서 예산전략회의를 개최해 부서 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예산편성 준비단계에서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통한 소통의 장을 마련, 구성원들의 예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 국립대 최초로 재정(소)위원회와 재정사업평가에 학생이 참여하는 등 등록금 결정과정의 민주성·투명성도 높이고 있다.
특히 전남대는 ‘2010학년도 등록금 동결’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재정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우선 예산편성 심의 시 재정사업의 평가결과와 예산집행률, 교육역량강화사업 반영 여부 등 다양한 기준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예산의 고질적 병폐인 예산 덧붙이기(budget-padding)를 제거했다. 아울러 회계연도 말 불필요한 예산집행을 방지하고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과대학의 경우 불용액을 이월할 수 있도록 했으며, 소모성 경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학 내 각 기관에 배정하는 기본사업비를 20% 삭감했다.
둘째, 전남대 4대 어젠다인 ‘알찬 교육, 열린 대학, 행복한 연구, 튼튼한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재정의 목표 정합성(goal congruence)을 높였다. 알찬 교육을 위해 단대의 회비연동 기성회비 배분율을 대폭 상향조정했으며, 동시에 학과평가제도를 도입해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장학금, 취업관련 예산은 전년보다 증액 편성했으며,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장학금과 생활관비를 대폭 상향 지원키로 했다.
셋째, 기성회비 세입예산 편성 시 종전에는 보수적으로 세입예산을 편성해 초과세입 발생, 이월액 증대 등 문제점이 많았다. 2010학년도에는 이러한 관행을 깨고 학생 수 반영률을 상향조정했으며, 전년도에 계상하지 않았던 정원외 모집인원을 반영해 세입예산을 현실화했다. 아울러 대학본부에서 단과대학에 연도 중 기중배정하는 사업의 경우 이를 기초배정으로 전환해 사업의 계획성을 높이도록 했다. 또한 수입대체기관의 경우 공공요금을 부담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 기성회 직원에 대한 인건비 일부를 부담토록 함으로써 대학재정 세입을 증가시키고 있다.
넷째, 2009학년도의 경우 기성회계 예산편성 후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이 배정돼 비효율성이라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0학년도 기성회계 예산편성 시 Two-Track으로 예산을 편성, 국고보조금인 교육역량강화사업비 배정액을 전년도의 90%로 계상하고 기성회회계와의 중복 편성을 지양토록 했다.
마지막으로 분기별로 예산집행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특히 4분기에는 매월 모니터링해 기관장의 예산에 대한 마인드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전남대는 2년 연속 등록금 동결이라는 재정 악조건 속에서도 대학재정의 수입 확대를 위한 노력과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통한 예산절감 등의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아울러 예산 편성과정에서 의사소통의 확대, 재원의 전략적 배분,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