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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대학생 울리는 '근로장학금’
국세청, 근로장학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소득’
기초생활수급권자, ‘기준소득초과’ 자격 박탈 위기
교과위 "소득세법 개정돼야 근본적 해결 가능"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돕자는 목적으로 시행되는 국가근로장학금(이하 근로장학금)이 오히려 수혜 대학생들을 울리고 있다. 국세청이 지난해 근로장학금을 '과세소득'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액수가 많지 않아 근로장학금 자체에는 실제 세금이 부과되진 않지만,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이하 수급권자)의 경우 전체 소득으로 합산되면서 수급권자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근로장학금은 수급권자 자녀 등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을 위한 국가보조 장학금이다. 2005년 전문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돼 2008년 전국 4년제 대학으로 확대됐다. 교내외에서 일을 하면 다달이 월급처럼 지급된다. 근로장학생들은 매달 장학금을 생활비에 보태 왔다.

하지만 지난해 일부 지자체가 월급처럼 지급되는 이 장학금을 ‘근로소득’으로 간주, 가계소득에 포함시켰다. 교과부는 해당소관인 국세청에 해석을 의뢰했고, 국세청은 “근로소득으로서 비과세소득에 열거되어 있지 않음으로 과세소득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근로장학금은 장학금이 아닌 일을 하고 받은 월급이란 얘기다.

문제는 장학금이 근로소득으로 인정되면 장학금의 최대 수혜자인 수급권자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는 것이다. 수급권자 학생 가정의 총 수입이 100만원일 경우, 근로장학금으로 40만원을 받으면 140만원이 총 소득으로 산정된다. 이 학생은 최저생계비인 136만원을 초과해 수급권자 자격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자 교과부는 임시방책으로 매월 지급되던 장학금을 ‘학기별 지급’으로 바꾸는 안을 내놓았다. 학기별로 장학금이 지급되면 소득액에 산정되지 않는 점에 착안, 3월부터 6월까지 일하면 다음 학기인 9월 장학금이 지급되는 식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과부의 해결책이 근로장학금으로 생활비와 용돈을 마련해 온 수급권자 학생들의 현실을 피해 갔다고 지적한다. 근로장학생으로 일했던 국민대 최세라씨(경영학과 2)는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면 교통비를 벌거나, 값싼 학교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정도"라며 "그 돈을 매월 지급하지 않으면 장학금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 근로장학생도 "근로장학금으로 매달 생활비를 마련했는데, 학기별로 바뀌면서 앞으로 생활이 막막해졌다“고 말했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영진 의원은 지난해 12월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근로장학금을 소득기준에 합산되지 않는 비과세 소득으로 규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국회 법안 추진논의 과정에서 기획재정위 의원들이 "소득세법을 고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현재 논의가 보류된 상태다.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영진 의원은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에게 근로를 조건으로 제공한 장학금이 오히려 해당 학생의 생활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순된 결과”라며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소득세법을 개정해 근로장학금도 일반 장학금처럼 비과세 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0-03-05 오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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