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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 요즘]박해상 농협대학 총장
“농협대학에 부는 변화 바람 지켜보라”
시스템 개혁, 농입인재 길러낼 것
졸업 후 100% 농협 취직이 보장되는 대학으로 유명한 농협대학이 변신 중이다. 편한 자리에서 벗어나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것.

지난해부터 개혁을 주도해 온 박해상 농협대학 총장은 요즘 중장기 플랜 마련에 여념이 없다. 그는 “농협대학은 그동안 너무 편하게 지냈다”고 따끔하게 지적하며 입을 열었다.

“교수들에게 미안한 이야기를 가끔 합니다. ‘학생 모집하러 다닐 필요 없고, 학생들 취업 잘된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말이죠. 농협대학은 설립 이후부터 안이했고, 그런 모습이 계속 이어져 왔어요. 그게 진짜 문제입니다.”

농협대학은 지난 1962년 말 설립돼 올해로 개교 48주년을 맞았다. 농촌의 우수한 지도자급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됐지만, 농협이 인수하면서 농협 직원을 배출하는 대학으로 목적이 바뀌었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지금, 농협대학의 주가는 예전에 비해 오히려 뛰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대학에 ‘독’이 됐다는 게 박 총장의 지적이다.

“그동안 교수, 교직원 모두 농협에서 파견됐었죠. 농협의 월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말이죠.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지난해부터 일반대학처럼 가자고 선언했습니다. 교수들에게 여기 남을 사람은 남고, 싫으면 농협으로 돌아가라고 했어요.”

1차로 진행한 개혁에서 교수들 절반이 떠났다. 남은 교수들은 65세 정년을 보장받았지만 교수평가·재임용 심사 또한 받게 됐다. 월급 체제도 농협과 다르게 했다. 한마디로 ‘대학 시스템’으로 바꾼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대학에 ‘자극’을 불렀다. “예전에는 농협 직원이 교수를 겸했기 때문에 재임용에서 탈락되면 직원으로 가면 그만이었다는 생각이 팽배했다”고 설명한 박 총장은 “지난해부터 48년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농협에서 온 직원이 아닌, 일반 교수들을 모집하고 있다. 직원들도 새로 뽑고 있다.

이런 변화는 대학 내부에만 그치지 않는다. 졸업생들의 진로도 넓힌다. 졸업 후 농협뿐 아니라 농협 산하 금융권, 계열사 쪽으로 취업을 확대할 생각이다. 모집 인원도 늘릴 생각이다. 현재 있는 경영학과 이외에 2~3개의 학과를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소규모 종합대학 성격으로 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굳이 농협 취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농업 전체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 내자는 거죠. 전문 농사꾼도 나와야 하고, 고시 준비하는 사람도 있어야죠. 현재 TF팀을 꾸려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농협대학의 외연을 확대하는 동시에 대학의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농협만을 위한 인재가 아닌, 농업 전체를 위한 일꾼을 길러 내고, 그들이 사회에 진출해 성장할 때 대학도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다.

농협에서도 박 총장의 이런 뜻을 이해하고 적극 돕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가장 큰 사안이었던 인사권 문제에 대해 최원병 농협 회장은 박 총장에게 독립적인 권한을 줬다.

“이전에는 농협에서 직접 사람을 보내곤 했지요. 그렇지만 이번에는 모든 권한을 총장에게 줬습니다. 그러니까 대학 직원들도 개혁이 성공하리라 믿는 거예요. 재단이 총장에게 대학 운영의 자율성을 줘야 대학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총장의 이런 개혁은 단순히 대학의 발전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바뀌면 농촌으로 돌아오는 인구가 늘어날 것을 내다보고 그린 밑그림에서 나왔다.

“선진국의 트렌드를 보세요. 우리 이후 세대는 서울에 꾸역꾸역 모여 살지는 않을 겁니다. 일본의 경우도 수도권 집값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고 하죠. 농사를 위한 ‘귀농’이 아닌, ‘귀촌’ 인구가 늘어날 겁니다. 두고 보세요, 농협대학이 이런 추세에 발맞춰 성장해 가는 모습을.”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0-03-08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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