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의 질을 평가하는 포뮬러가 있다. 분명히 ‘대학알리미’에 공개되고 있어 학부모나 진학생들에게 좋은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 우수한 아이디어다. 골치 아픈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는 데도 효과가 있어 교과부 역시 역량강화사업을 선정하는 잣대로 쓴다. 이 지표로 대학 길들이기도 쉽다. 이 지표는 학생 수를 줄이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것이 많다. 바로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사탕발림이 된다. 그 중 하나가 취업률이다. 대학은 취업률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물론 4년간의 '형설의 공(북한에서는 여전히 현실이라고 하는)'을 닦고 우골탑을 나가는 마당에 대부분이 실업가 아닌 실업자로 전락하는 현실이니 취업대책이 간절하다.
대학은 취업교육에 혈안이다. 전공교육이 뒷전이 아닐까 싶다. 지방대의 경우 학생들을 다그쳐 기업이 요구하는 컷라인을 넘길 700점을 만들려면 하루에 서너 시간을 영어에만 쏟아 부어야 한단다. 매너 교육에,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발표력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해 2박 3일은 기본이고 학원도 다녀야 한다.
그간 기술의 발달로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일었다. 전문직도 많이 생겨났지만 영재가 아닌 보통의 졸업생들이 갈 수 있는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경기침체도 원인이다. 경기가 풀린다 해도 고용 없는 성장이 대세고 안락한 환경에서 자란 세대가 3D 직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어 졸업생들은 구직난인데 중소기업은 여전히 구인난이다.
학생들이 중소기업을 꺼리는 이유는 많다. 장래성(기업의 존속성)이 염려되고 근무환경이 열악(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하고 보수가 낮다는 점 등이다. 통근 거리가 다소 먼 도시 근교의 공단에 위치하면 아예 관심을 꺼버린다. 자신의 실력과 눈높이가 맞지 않은 결과다. 중소기업에 취업시키려 하면 토요일을 쉬는지, 정시퇴근을 하는지, 심지어 화장실에 비데가 있는지도 알고 싶어한다. 배부른 소리 한다고 목구멍까지 말이 나오지만 참는다. 추천을 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이 여반장(如反掌)이다.
기업은 대학이 교육을 잘못 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구체적 기술과 기능을 다 숙달시켜 보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학이 취업교육 시키는 곳이냐고 묻고 싶지만 교과과정을 바꾸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필요는 있다. 문제는 또 다른 곳에도 있다. 입사해 별로 쓸 일이 없는 영어(토익)공부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느라 정작 필요한 공부는 못한다는 점이다. 소위 스펙을 갖추기 위해 어학연수와 해외체험, 컴퓨터 활용 기술,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기술은 기본이라는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줄만 서면 대학에 들어가는 현실이라, 학생들의 학력은 떨어지고 지식은 더 발달했다. 취업교육에 올인해야 하는 마당에 인성교육에다 전공교육, 인문학적 소양을 어떻게 다 가르칠 것인가? 게다가 등록금 외에도 생활비와 학원비를 벌기 위해 파트타이머가 되어야 하는 학생들을 보면 난감하다. 늘어나지 않는 일자리를 동료보다 먼저 차지하는 요령을 가르치는 취업교육에 이대로 지원을 해야 하나?
최근 대기업에서 실무형 인턴십으로 채용 형태를 바꾸고 있다. 정규직 사원을 뽑을 때 인턴 기간을 거쳐 검증된 경우에 정규직으로 쓴다는 것이다. 성적과 면접으로만 채용할 경우 입사 후 이탈이 많기 때문이란다.
지방대생의 경우 대기업에 취업하는 게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눈높이에 맞춰 중소기업을 목표로 해야 한다. 영어 점수를 높이려고 전력하기보다 간단한 중국어 회화가 장차 더 유용할 것이다. 거주지 소재 회사에 입사할 경우 생활비 절약은 물론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도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 지방대는 중소기업을 목표로 하고 취업교육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