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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문제, 역사적 책임은 '상속'된다"
12~13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국제학술회의

“역사적 책임은 상속된다. 위안부 문제 피해자들이 당대에 적절한 배상을 못 받더라도, 후손들이 가해국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가해국의 최고 책임자가 ‘민주적 가치’에 충실한지 또는 민주적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지도 중요 변수다. 이런 관점에서 일본은 배상 문제에 대해 적극 검토해야 한다. 다만 민족주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도 있다. 국가 개입보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필요한 이유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이내영)는 지난 12과 13일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찾아서-역사적 성찰과 현재적 쟁점’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국내·외 학자들은 이 자리에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역사적 부당함은 당대로 끝나지 않고 후세에게 계승된다”고 입을 모았다.



대니얼 부트 캐나다 브리스톨대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 배상 책임 대상은 피해 당사자에 그치지 않는다. 배상 결정시 피해 당사자를 비롯해 수혜 대상자, 후손을 비롯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까지 3개 그룹으로 나뉜다”면서 “피해자 후손들은 당사자가 사망해도 언제든지 가해국에 배상 책임을 요구하는 등 분쟁이 반복될 수 있다. 가해국인 일본은 배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해국의 ‘민주적 가치’ 수용 여부가 중요 변수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멜리사 노블즈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가해국의 최고 책임자가 얼마나 민주적 가치를 갖고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의 경우, 존 하워드 전 총리는 원주민들의 피해 배상 요구에 대해 개인 차원의 잔혹행위에 정부가 공식 사과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008년 집권한 케빈 러드 현 총리는 공식 사과 발언에 이어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검토, 피해 배상을 받아들이는 등 원주민 정책을 전면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곽준혁 고려대 교수는 “역사적 책임은 상속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다만 위안부 문제 해결 과정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민족주의에 호소하면 난관에 부딪칠 수 있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민사회가 문제제기한 ‘책임 각성’을 수반하는 정부 간 미래지향적 협약이 필요하다. 일본 내 인권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책임감 인식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번 학술회의는 동북아 지역에 대한 국가별·학문별 분절적 연구 대신, 이 지역을 하나의 연구단위로 설정하고 종합적 연구를 하기 위한 시도”라며 “동아시아 지역전문가 양성과 학술교류 증진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동북아 지역연구의 저변 확대와 전문성 제고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3-15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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