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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통폐합 강도 높게 추진해야"
[신년기획]향후 10년 대학 미래를 결정한다(끝) 학령인구 감소 대비 구조조정
유학생 유치 확대로 학생 충원·국제화 동시에

통·폐합, 구조조정, 외국인 유학생 유치···. 학령인구(만6~21세) 감소 시대를 대비해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대학 통·폐합, 구조조정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더욱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입학 자원 확보’·‘국제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대학가는 지금 생존을 위한 수술대에 올랐다.

■학령인구 45년 만에 1000만명 선 붕괴=“정말 큰일입니다. 학령인구가 계속 줄고 있으니 이제는 정말 남 일 같지 않아요.” 최근 만난 한 대학 직원의 넋두리다.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학령인구는 990만1000명으로 1006만2000명이었던 지난해보다 16만1000명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도 학령인구는 계속 감소될 전망이다. 대학가의 근심이 깊어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대학가 몸집 줄이기에 나선 정부=위기가 감지되자 정부도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 사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는 진작부터 예견됐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옛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따르면 2005년 공주대와 천안공대의 통합을 시작으로 최근 인천대와 인천전문대학의 통합까지 총 17건의 통합이 성사됐다.<우측 표 참조>

하지만 여전히 대학가의 몸집은 비대하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입학정원을 모두 합치면 60만 명 수준이다. 지금도 미충원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현재의 대학 수와 입학정원은 과도한 수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대학 통·폐합,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과부는 사립대에 대한 구조조정의 종착점으로 퇴출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교과부는 경영부실 사립대로 8개 대학을 선정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사립대 통폐합 연차별 교원확보율 기준은 교육중심대학·연구중심대학 구분 없이 61%로 정해진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맞춰 사립대의 통폐합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국공립대에 대해서는 ‘동일 권역 내 국공립대 간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교과부는 국공립대들을 대상으로 통폐합 신청을 받고 있다. 국립대 법인화도 대학 구조조정 측면에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정책이다.

교대·사대라고 구조조정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7학년도부터 매년 감축돼 온 교대 입학정원은 2010학년에도 404명 감축됐다. 또한 올해부터는 교대·사대에 대한 평가가 강화돼 부적합·미흡 판정을 받은 교대·사대의 경우 정원감축·학과폐지 등의 조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종재 전 한국교육개발원장은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대학 교육 적합성, 대학 교육 여건, 대학 입학 자원 감소 등의 측면에서 제기된다”면서 “정부는 대학의 구조개혁을 추진하도록 외부 상황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박차=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들의 신입생 충원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떠오른 대안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국내 대학들의 입학 자원 확보는 물론 국제화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드라이브를 거는 정책이다. 그 결과 국내에 재학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04년 1만6832명에서 지난해 7만8000명 수준까지 확대됐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들의 신입생 충원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떠오른 대안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다. 건국대에 유학 온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지난달 25일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있다. 한명섭 기자

그러나 문제도 발생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만 급급하다 보니 중도탈락·불법 취업 등의 사회문제도 양산된 것이다. 실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국내 대학의 유학생 이탈률이 11.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과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못지않게 외국인 유학생 관리에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지원·관리 실태를 조사·분석해 결과를 유학 안내시스템에 공개하고 가이드라인 준수 정도·유학생 이탈률·어학연수 후 대학 진학률·국가별 유학생 구성률 등을 대학 공시와 대학 국제화 평가지표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 역량강화에도 만전=교과부는 부실사립대에 대해서는 퇴출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인 반면 경쟁력 있는 대학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의 자율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대학들이 생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추진되는 대표적 사업이 '교육역량강화사업'과 '학부교육중심선도대학사업'이다. 특히 올해 신설된 '학부교육중심선도대학사업'에 교과부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사업 방향이 정학히 설정돼야 하고 사업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정곤 전국대학기획처장협의회장은 "학부교육 강화로 나가는 동기는 좋지만 방향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여러 문제를 오랫동안 논의한 후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민·송아영 기자 bestjsm·songay@unn.net>


 ■해외에선 지금…일본·중국도 구조개혁 박차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는 비단 우리만의 얘기는 아니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현상이 나타난 일본은 2000년대 초부터 강도 높은 대학 구조개혁 정책을 시작했다. 또한 당장은 아니지만 장래에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국가들도 일찌감치 대학 구조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의 저출산 현상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위기를 감지하기 시작한 일본 대학들은 하나 둘 자구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에 일본 정부도 2001년 국립대 구조조정 정책인 ‘도야마 플랜’을 수립, 학령인구 감소 시대 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도야마 플랜’으로 101개였던 국립대는 불과 2년 만에 12개가 감축, 89개로 통폐합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국공립대의 통폐합은 △국공립대와 단과대 간 통합(야마나시대·야마나시의과대) △동일 지역 내 동질 대학 간 통합(도쿄 상선대·도쿄 수산대) △국립대와 공립대 간 통합 △교양 양성계 대학 간 통합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일본 정부는 2004년 4월부터 민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대학 경영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국립대를 전면 법인화했다.

 사립대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동일 법인 내 3개 대학이 통합된 오사카국제대와 구레대의 사회정보학부로 흡수·합병된 나빠지 릿시칸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학의 현주소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일본 사립대 559개 가운데 40%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한국의 전문대학에 해당되는 단기대는 62%가 정원미달이었다. 일본 사학공제단이 521개 사립대 법인과 144개 사립단기대 법인의 경영상태를 평가한 결과, 98개가 ‘경영 곤란 상태’였고 15개는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일본 정부는 더욱 강도 높고, 실효성 있는 대학 구조개혁 정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핀란드 등도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 구조개혁에 돌입했다. 당장 학령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대비하고 대학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중국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211공정’이다. 21세기에 100개 대학을 세계 일류대 반열에 진입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1996년부터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추진, 1992년부터 2002년까지 733개 대학을 288개 대학으로 통폐합했다.

 핀란드는 지난 1992·1993년 겪은 경제위기 이후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전국의 200여 개 직업기술훈련원을 지방자치단체별로 최대 8개씩 묶어 4년제 직업기술대학인 ‘폴리테크닉’ 33개로 통폐합시켰다.

 정성민 기자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10-03-15 오후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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