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부 트렌드가 바뀐다"
소액·장기 기부 열풍···개인 참여 늘어
대학 기부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은 고액·단발성 기부가 주를 이뤄 왔지만 최근에는 소액·장기성 기부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기부자의 부담이 큰 고액 기부 대신 소액 기부를 유도, 개인 기부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소액 기부금으로 만들어지는 장학금 명칭을 ‘톡톡 튀게’ 제정함으로써 기부 참여를 유도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대학가는 지금, 소액 기부 열풍=아주대는 ‘1-1-1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명이 1달에 1만원’씩 모은다고 해 ‘1-1-1 캠페인’이다. 동문회·교직원·재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은 6개월 지난 현재 460여 명이 참여했다. 기금은 올해 하반기부터 재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형근 아주대 대학발전팀장은 “1달에 1만원이 직장인들에겐 큰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동문들이 선뜻 기부를 결정한다”면서 “이렇게 모아진 기금을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커리어 로드맵’을 작성토록 한 뒤 장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국대도 만원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만원의 행복 캠페인’은 한 달에 만원씩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동문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높다. 이 캠페인이 기부가 고액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참여를 주저했던 동문들에게 학교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
동국대 대외지원팀 관계자는 “기부를 할 때 가장 힘든 것이 첫 문턱을 넘는 것이다. 그 문턱이 높아선 안 된다”며 “특히 장학금은 소액 기부로 동문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성과가 더 높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우수리라는 소액 기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수리’는 ‘물건값을 제하고 거슬러 받는 잔돈’이라는 뜻이다. 이 의미에서 착안된 인하대 ‘우수리 장학금’은 교직원들의 월급에서 만원 미만의 자투리 돈을 기부하는 방식의 모금 캠페인이다. ‘우수리 장학금’은 교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1998년 3월부터 시작돼 매 학기 평균 4명의 학생에게 20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연세대 상경·경영대 동창회는 ‘블루버터플라이’라는 이름으로 ‘하루 1000원’씩 기부한 금액을 1년간 모아 지금까지 총 1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장학금 명칭도 이제는 마케팅=장학금 명칭에도 마케팅을 도입하는 시대가 왔다. 딱딱하고 전형적인 장학금 명칭이 아닌 한눈에 들어오는 쉽고 재밌는 명칭이 기부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는 올해부터 ‘SPACE-NAMING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600주년 기념관인 새천년홀에 기부자의 이름을 새길 수 있게 한 모금 캠페인이다. 1좌석 당 50만원(일반석)에서 100만원(VIP석)까지 기부할 수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주로 동문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호응도가 높다”며 “나이 많은 동문이나 부부가 함께 ‘SPACE-NAMING 캠페인’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지난해 12월부터 ‘후배사랑 십시일반 장학금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명칭만 봐도 캠페인 성격이나 의미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캠페인은 동문 1인당 1만원에서 3만원까지 소액 납부하는 방식이다. 캠페인은 학과별로 진행되며 과에서 10명의 동문이 1명의 후배에게 매년 최소 12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게 된다.
김남훈 한양대 대외협력팀장은 “사실 대학 기부가 척박했던 현실에서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기부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며 “선후배 간 유대 관계를 높인다는 차원에서도 앞으로 (캠페인 참여를) 계속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액기부 확산 왜?=대학가에 소액 기부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소액 기부가 대중화되는 상황에서 대학들도 사회 변화에 발맞춰 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 고액 기부자가 줄자 새로운 기부 자원이 필요하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 결국 소액 기부는 대학으로서는 다수의 기부자를 확보하고 기부자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대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과 기부자가 윈윈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권영일 대학발전기금협의회장은 “고액 기부자도 물론 있지만 최근 소액 기부자가 활성화되는 것은 기부 문화가 대중화되다 보니 대학도 그에 발맞춰 소액 기부 캠페인을 많이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회장은 “최근엔 기부 문화 활성화와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과거엔 단순히 홍보물을 전달하고 기부금을 받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 모금 상품을 개발하고 타깃팅을 정해 캠페인을 벌이는 등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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