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장직선제 실시 21개 국립대의 직원투표 참여비율 현황.
대학마다 총장 선거철이 되면 교수와 직원 사이에 투표반영비율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진다. 교수대비 직원 참여율을 높이려는 직원과 이를 최소화하려는 교수들 간의 갈등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총장직선제는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 중 4분의 1이상의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사립대는 직선제를 하더라도 대부분 교수만 투표권을 가지며, 조선대·영남대·대구대·목원대 등 일부 대학에서만 직원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국립대는 총장선거 시 대부분 직원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본지가 전국의 21개 국립대를 대상으로 교수대비 직원 투표 참여비율을 조사한 결과, (1·2·3차 평균값 기준) 충주대가 17.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목포해양대가 14.5%로 두번째로 높은 비율을 반영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군산대(13.5%) △충북대(13%) △공주대(13%) △창원대(12.66%) △순천대(12.5%) △경상대(11.66%) △목포대(11.5%) △강원대(11.33%) △강릉원주대(11%) △금오공대(11%) △부경대(11%) △안동대(11%) △제주대(10.66%) △충남대(10.66%) △서울대(10%) △전남대(10%) △전북대(10%) △부산대(9.66%) △경북대(9.15%) 순으로 직원 투표반영비율을 산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전남대·전북대·부산대·경북대 등 지역 거점대학들이 10% 이하로 대체로 직원투표 반영률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는 직원들이 총장선거에 참여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향된 비율이다. 부경대는 2000년엔 10%(1차)·7%(2차)·3%(3차)를 반영했으나, 2008년 총장 선거부터 이를 각각 12%·11%·10%로 상향 조정했다. 충남대도 2007년 15대 선거 전까진 12%·8%··5%를 반영했지만, 송용호 총장이 당선된 16대 선거부터는 12%·10%·10%로 반영비율을 높였다.
창원대는 좀 색다른 경우다. 창원대는 지난 2006년 당시 타 대학 사례에 비춰 높은 반영률을 결정키로 하고 직원투표 반영비율을 조정했다. 그 결과 각각 12%·13%·13%를 반영률로 결정했다. 특히 총장추천위원회 규정에 ‘비교수(직원·학생)의 참여율은 전국 4년제 국공립대 중 가장 높은 모형을 따른다’는 내용을 부칙에 담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창원대 관계자는 “차기 총장선거에서도 교수회와 협상을 벌여야 하지만, 총추위 규정에 가장 높은 모델을 따른다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높은 반영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국립대 가운데 가장 높은 직원참여비율을 반영하고 있는 충주대의 경우 2004년 12%·13%·13%를 반영했지만, 지난해 이를 대폭 상향조정했다. 1차 투표에서 16.81%를, 2차와 3차에서 각각 17.61%와 18.31%를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안병성 전국대학노조 충주대지부장은 “교수회와의 협상과정에서 ‘매번 다른 대학을 쫒아가지만 말고 직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면에서 앞서 가 보자’며 교수들을 설득해 다른 대학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관철할 수 있었다”며 “총장선거 때만 되면 다른 대학에서 투표참여비율을 어떻게 높게 책정할 수 있었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온다”고 전했다.
선거철 마다 직원들의 투표참여비율을 점차 놓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직원들 입장에선 궁극적으로 교수대비 100%의 비율을 원한다. 직원 표가 교수 표와 동등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봉선 대학노조 전남대지부장은 “총장은 학교 전체를 운영하는 행정가로 봐야 한다”며 “그렇다면 행정전문가인 직원들이 총장을 뽑는데 지금보다는 더 많은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교수나 직원이나 한 표에 대한 반영비율은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5월 차기총장 선거를 앞둔 서울대 직원노조가 투표비율 상향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대 공무원노동조합과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현 10%인 직원 투표비율의 상향을 요구했다.
김연옥 대학노조 서울대지부장은 “대통령 선거를 할 때도 노동자나 서민의 표를 차별하진 않는다”며 “서울대 총장도 교수들만의 총장이 아니라 교수·직원·학생의 총장이기 때문에 1인 1표를 똑같이 인정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에서도 “우리 직원들이 서울대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100%, 200% 역할을 해내고 있음에도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교수의 10%밖에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립대 법인화가 현실화 되면 가장 타격을 받는 신분 중 하나가 대학 직원들이다. 때문에 향후에도 직원들의 투표참여비율 상향 주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교수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몇몇 대학에선 직원들의 참여율 향상이 관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수들은 직원들의 투표반영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반대한다. 직원투표반영비율이 10%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총장선거에서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의 본질적 기능이 교육과 연구라는 점을 내세워 교수의 참여가 주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경북대 교수는 “대학은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기관이고, 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교수”라며 “직원은 그 교육 서비스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수와 동일한 의사결정 권한(Portion)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