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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빚더미, 부총장은 돈방석
영국 대학 10년간 2~3배 올라 고액연봉
총리보다 높아 등록금 인상 설득력 잃어

영국 대학생 절반 이상은 1만5000 파운드(한화 약 2500만원)의 빚을 지고 대학을 졸업하지만 영국 대학 부총장 연봉은 총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국 대학가에선 대학들이 연구나 강의의 질을 향상하려는 노력도 없이 등록금만 올리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고 액수를 받는 부총장의 경우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보다 연봉이 두 배나 많았기 때문이다.

■ 영국 학생들, 1만5000파운드 빚진 채 졸업 = 영국 대학생 절반 이상이 1만5000파운드 이상 부채를 가진 채 졸업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소덱소(Sodexo) 대학 라이프 스타일 연구’조사 결과를 인용, 대학생들이 빚에 허덕이고 불안감에 빠진 채 공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130만 학부생 중 절반은 1만5000파운드가 넘는 빚을 진 채 졸업하며, 4분의 1 이상은 부채가 2만 파운드(한화 약3400만원)가 넘는다. 이는 지난 2004년에 비해 2% 증가한 수치다.

부채가 증가하는 만큼 학생들은 빚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주간 <더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 서플먼트>와 소덱소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부채 규모에 신경 쓴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은 37%로 지난 2008년 42%에 비해 5% 감소했다. 또한 현재의 부채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응답한 학생도 지난 2008년 64%에서 67%로 3% 증가했다.

대학생들에겐 공부와 직업이 가장 주된 관심사다. 자신의 전공과 직업 현장이 요구하는 수요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문과 직업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67%에 달했다. 지난 2004년 이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 41%에 비하면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 영국 대학 부총장 연봉, “총리보다 높아” = 영국 대학생 절반 이상이 빚더미에 내몰린 채 대학을 졸업하고 있지만, 80개 이상의 대학 부총장들 급여가 총리 연봉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상당수 영국 대학 부총장 연봉이 지난 10년간 급격히 올랐으며 심지어 3배 가까이 오른 경우도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같은 상승으로 80여 개 대학 부총장은 영국 총리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2~3배 오른 대학 부총장 연봉은 지난해에만 15~20%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비해 영국 대학 교수 연봉은 지난 10년간 45.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영국에서 가장 높은 대학 부총장 연봉은 얼마 정도 될까. 답은 47만4000파운드이고 연봉이 30만 파운드를 넘어서는 부총장도 19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연간 19만7000파운드를 받는 것에 비하면 상당한 액수다.

옥스퍼드대 앤드류 헤밀턴 부총장의 연봉은 32만7000파운드로 지난 1999년 이래 3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대해 옥스퍼드대 대변인은 “옥스퍼드대는 세계 최고의 대학이며 가장 큰 연구 제공기관(research provider)이기 때문”이라고 부총장 연봉 상승에 대해 항변했다.

옥스퍼드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주는 대학이다. 수십억 파운드에 달하는 기부금의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산드라 로버슨(Sandra Robertson) 펀드매니저는 한 해 58만 파운드를 받고 있는 교직원이다.

반면 임금상승을 거절하고 연봉을 대학에 돌려주는 양심적인 부총장도 있다. 브리스톨대의 에릭 토마스 부총장은 자신의 연봉 30만9000파운드 중 일부를 대학에 기부했다. 브리스톨대 관계자는 “부총장이 지난해 연봉 인상을 거절했으며 10만 파운드를 대학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약 10년 전 영국 150개 대학에서 연봉 10만 파운드 이상을 받는 교직원은 10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4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한편 영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경제난으로 인한 기부금 감소와 예산삭감 등으로 등록금을 인상해 대학생들이 채무자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끝없이 오르는 부총장의 높은 연봉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10-03-29 오전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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