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어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면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 중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지난 17일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자 최근 선발 대학에서는 지원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한창이다. 특히 교육역량강화사업이 시작된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2·3년간 연속 선정된 곳들은 지원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했다고 공인받은 대학들인 만큼,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타 대학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연속 선정된 대학들의 지원금 투자 사례들을 살펴본다.
△교과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된 전북대는 지원금을 투자해 학생들의 자율적 학습을 돕는‘학습콘텐츠 풀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했다. 지난해 12월 7일 열린 ‘학습콘텐츠 풀 프로그램 결과발표회’에 참가한 전북대 학생들.
■“최고의 교육 환경·여건 구축”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최적의 교육 환경 조성이 필수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은 무엇보다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적인 투자를 벌였다. 특히 숭실대·전북대 등은 선진화된 강의·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숭실대는 지난해 2학기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 중 1억원을 투자해 ‘크라이테리온’ 시스템을 도입했다. 크라이테리온은 토익·토플 주관사인 ETS가 40여 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인공지능형 온라인 영작문 평가 및 자동첨삭 시스템이다. 온라인으로 영작 에세이를 작성해 제출하면 20초 내에 문법·어법·철자·스타일·구성 등을 평가해 맞춤형 자동첨삭을 제공한다. 자동첨삭을 받은 이용자는 샘플 에세이, 온라인 교재 등을 참고해 스스로 에세이를 수정하고 다시 첨삭받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영작 실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받게 된다. 현재 숭실대는 1·2학년 교양필수 영어 교과목에서 크라이테리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숭실대 관계자는 “교수가 학생들의 에세이를 일일이 평가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크라이테리온을 도입해 활용해 본 결과 즉각적으로 평가 결과가 나오고 오류가 5% 미만으로 적어 교수들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 상당히 효율적”이라며 “더불어 크라이테리온은 기본 437개의 에세이 토픽을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 있는 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해 작문하며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 투자 대비 효과가 수십 배 이상에 달하는 뛰어난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전북대는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을 투자, 지난해 ‘학습콘텐츠 풀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했다. 학습콘텐츠 풀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강의·그룹 스터디 등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학습콘텐츠로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학습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교육 효과도 뛰어나다. 전북대는 학생들이 만든 학습콘텐츠를 학내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탑재해 언제 어디서나 수업·학습 자료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학습콘텐츠 풀 프로그램은 학생 중심의 교수·학습 방법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의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정애 전북대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은 “학습콘텐츠 풀 프로그램을 통해 누적되는 학습콘텐츠는 전북대의 소중한 지적자산”이라며 “앞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전북대의 교육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취업교육 강화하고 장학금 확대도”
극심한 구직·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을 투자한 대학들도 많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된 대학들 대다수는 가계 곤란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고, 취업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확충했다.
지난해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으로 39억여원을 받은 연세대는 지원금 중 12억원은 장학금, 9억원은 취업교육에 추가 투자했다. 특히 취업교육을 위해 연세대는 지난해 여름방학 중 학생회관 2층을 채용설명회·면접실습·취업 스터디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또 합숙면접 프로그램인 ‘핵심직무역량마스터코스’를 신설, 여름·겨울방학 중 총 220여 명의 학생에게 전액 무료 교육을 제공했다.
이상학 연세대 장학취업팀장은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으로 위기극복장학금 등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었다. 또 학생들이 원하는 취업교육 프로그램을 신설·운영하는 데도 큰 힘이 됐다”며 “특히 핵심직무역량마스터코스는 합숙을 통한 몰입교육이 가능해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최고의 지원을 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남대는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취업교육·장학금을 연계한 ‘7 Star Award’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7 Star Award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의 요소들을 7개 영역으로 나누고, 각 부분에 대한 학생들의 성취도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 이에 따른 장학금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7개 영역은 인성·국내외 교류/봉사·리더십·어학·컴퓨터 활용능력·전공/전문자격증·체력(예체능) 등이다. 호남대는 지난해 받은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 중 1억5000만원을 7 Star Award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장병완 호남대 총장은 “현재 호남대는 교육 역량을 극대화해 우수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7 Star Award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교육역량을 극대화해 지방대의 성공적 발전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창의성 갖춘 글로벌 인재로”
국제화시대, 글로벌 교육에 대한 투자도 빠질 수 없다. 특히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연속 선정된 대학들은 학생들의 능동성·창의성을 십분 살린 글로벌 교육을 실시해 주목받고 있다.
인제대는 지난해 학생 스스로가 설계·디자인하는 DIY(Do It Yourself)식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신설,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DIY식 해외연수는 국가, 탐방 내용, 여행 일정 등을 학생 스스로 정하는 것으로 지난해 1년간 총 27개 팀, 135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획일적·수동적인 기존의 해외연수에서 벗어나, 모든 사항을 학생들이 정하고 스스로 학습토록 해 학내외에서 “창의적 글로벌 교육”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인제대 대외교류처 관계자는 “DIY식 해외연수는 창의적 방식으로 자유롭게 진행되는 만큼 2~3개월에 걸친 치밀한 사전준비가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얻게 되는 학습 효과도 상당하다”며 “연수 기간 동안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준비해 온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학습할 수 있어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는 지난 2007년부터 실시해 온 해외 정부기관 인턴십 지원을 강화, 재학생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한층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 200여 명에 달하는 한국외대 재학생들이 대학의 지원을 받아 재외공관·KOTRA 해외무역관 등에서 직접 일하며 외교 실무경험을 쌓았다. 해외 정부기관 인턴십은 학생 개개인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글로벌 역량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인식돼 이에 대한 한국외대 재학생들의 관심도 해마다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해외 정부기관에 직접 근무하면서 학생들은 능동적으로 현지 실무경험을 쌓으며 국제적 안목과 전문가적 소양을 키워 나갈 수 있다”며 “해외 인턴십 참가자에게는 최대 12학점의 정규 학점을 인정해 주고 있어 학생들의 호응이 더욱 높다”고 밝혔다.
이외에 동아대·호서대 등도 교육역량강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교육을 강화했다. 특히 동아대는 자발적 외국어 학습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포함한 포괄적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인성·능력·도전정신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