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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이사장 장점은 눈높이와 스킨십"
[인터뷰]문효규 세종대 생협 이사장

대학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첫 학생 출신 이사장이 선출돼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세종대생 문효규(기계공학·3) 씨. 세종대 뿐 아니라 대학 생협을 통틀어도 학생 이사장이 탄생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보통 교수·직원이 생협 이사장을 맡는 데 비해 문 씨는 학생 신분으로 과감히 도전장을 던졌다. 생협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학생들이 생협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3월 초부터 임기를 시작한 문 씨는 학생 출신 이사장의 장점으로 ‘눈높이’와 ‘스킨십’을 꼽았다. 직접 학생들을 만나고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빠르고 정확하게 생협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 직원들이 깍듯하게 “이사장님”이라 부르는 문 씨를 1일 세종대 생협 사무실에서 만났다.

- 첫 학생 출신 생협 이사장이에요.
“사실 이사장이란 직책이 학생이 맡기에 쉬운 자리는 아니잖아요. 여러 상황들이 있었어요. 대학 본부와 생협과의 사이가 삐걱거리기도 했죠. 그간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대학 본부와 생협의 관계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생 신분이지만 그만큼 열정적으로 맡은 일을 수행하기로 했고, 제가 내놓은 실천 방안들을 생협 구성원들이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학생 이사장인 만큼 구성원 중 다수를 차지하는 학생들과의 만남이 잦고,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게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세종대 생협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전국 대학 생협 22개 중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어요. 조합원 수도 가장 많은 3000여명이구요. 사실 대학생들은 생협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있는 듯 없는 듯’ 한 존재라고 할까요? 그런데 세종대 생협은 구성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행사를 많이 열고 있어요. 얼마 전에 열렸던 ‘어우렁장터’(책 벼룩시장)를 비롯해 택배 서비스, 공동구매 등 다양합니다. 친환경 유기농 먹을거리, 천연화장품, 건강식품 같은 ‘착한 소비’ 사업도 추진하고 있죠. 그런 면에서 세종대 생협은 도전정신이 강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 생협 폐지 움직임이 있었죠. 학생 이사장으로 겪는 애로점은 없나요.
“대학 본부가 신축 중인 학생회관에 입점하는 외부업체를 입찰하려고 시도했었죠. 생협은 학교 입장을 완강히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생협의 존재 의의가 있고 저희 의견을 표현하고 싶은데, 대학 본부가 사업을 일방적으로 진행한 면이 있었어요. 이사장이 되고 대학 본부에 정식통보하거나 인사하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총장님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충분히 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애로점이라면 역시 교수님이나 직원 분들과 달리 실무 경험이 없는 건데요. 하지만 일을 배우면서 실무 경험도 쌓여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아니에요.”

세종대 생협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통을 겪었다. 대학 본부가 수익성을 이유로 비영리단체인 생협을 폐지하고, 운영 사업들을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세종대는 구내식당 운영에 대한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신청한 사업자가 없었다. 생협 폐지에 학생들이 반발하는 등 마찰음이 커지자 입점을 포기한 것이다. 학생들이 생협을 지키려고 움직이자 문 씨도 이사장으로 선출돼 보조를 맞춘 셈이 됐다.

사실 문 씨가 첫 학생 이사장이 된 데는 세종대의 특수한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 생협이 대학 본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교수·직원들이 생협 이사장을 맡는 것을 부담스러워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생협은 대의원 총회에서 학생 이사장을 인준했다. 그러나 문 씨는 이 같은 ‘뒷배경’에 신경쓰기보다 학생다운 패기로 ‘지금’에 주목하고 있다.

- 이사장 직책으로 생협을 운영해보니 어떤가요.
“크게 다른 점이 있다기보다는 ‘피드백’을 체감할 수 있더라구요. 생협 하면 구내식당을 먼저 떠올리는데요. 대부분 맛이 없으면 그냥 그렇게 생각만 하고 마는데, 아무래도 같은 학생이니까 반응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저희는 친환경 식단에 주력해 소금을 덜 쓰거든요. 입맛에 안 맞을 수 있죠. 이런 점을 먼저 설명하고, 가능하면 학생들 입맛에 맞출 수 있도록 반영하는 편입니다. 문자메시지 사서함도 운영하고 있어요. 하루에 평균 20개 정도의 메시지가 들어오는데, 학생들의 불만이나 칭찬 모두 모니터링할 수 있죠.”

- 학생 이사장으로써의 각오를 듣고 싶어요.
“교수님이나 직원 분들은 아무래도 이사장을 맡으셔도 ‘부차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공부가 주가 되겠지만, 학생이라 더 캠퍼스를 많이 다니고 다양한 분들과 얘기할 수 있어요. 열린 마음으로 교수·학생·직원들에게 다가가고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죠. 직원 분들도 학생이 이사장이라니까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학생들도 편하게 대하더라구요. 아들 같고 친구 같고, 이런 제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합니다. 생협은 대학 구성원 모두가 생활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잖아요.”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4-02 오전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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