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대학행정

목록
프린트 스크랩
학점교류 '일방통행'
지방에서 서울권 대학으로만 이동
일부 지방대는 서울 기숙사 신축
국내 대학 간 학점교류가 ‘일방통행’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대학 사이에 학점교류 체결이 크게 늘고 있지만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학생  수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대학은 본교생이 타 대학에서 학점교류를 할 경우, 학점만 취득할 수 있게 하고 평점과 평균점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강의당 수강 인원도 제한하고 있어 학점교류의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대학들이 학점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학점교류란 소속대학의 추천을 받아 학생이 희망하는 대학에 신청하면, 일정기간 수학을 허가하는 일종의 학생교류 제도다. 이는 대학 간 학술교류 활성화와 다양한 환경 속에서 강의를 들으며 배움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대는 현재 21개 국내 대학과 학점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 주요 국립대 9곳과 고려대·연세대·성균관대·한국외대·중앙대·동국대·이화여대·울산대·계명대 등이다. 이번 학기에만 400명에 달하는 다른 대학 학생이 학점교류로 서울대를 다니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지방 소재 대학 학생들이다. 지방대 중에서 울산대·계명대에서 서울대로 학점교류를 통해 올라온 학생은 각각 10명·40명. 하지만 서울대에서 울산대로 내려간 학생은 1명, 계명대는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는 본교생이 타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은 교양필수나 전공필수로 인정하지 않는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 학생이 타 대학에서 학점교류 시 학점만 취득할 수 있고 평점과 평균점수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이는 학점인정 규정에도 ‘이수한 교과목의 성적은 평점평균 산출 시에는 산입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성균관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강대는 서울시내 5개 대학(서울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성균관대)과 대구가톨릭대·건양대와 학점교류를 체결했다. 서강대에서 학점교류를 통해 지방대로 내려간 학생은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대구가톨릭대에서 서강대로 오는 학생은 매 학기 10명씩이다. 서강대는 수업관리를 이유로 과목당 2명으로 수강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학점교류 학생들은 듣고 싶은 강의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균관대는 현재 13개 대학과 학점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학기 성균관대로 온 학생은 총 19명. 이 중 지방대 학생이 18명을 차지했다. 성균관대에서 학점교류를 이용해 타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33명이지만 지방대에서 공부하는 학생은 아예 없다.

서울지역에 있는 대학으로 학점교류를 떠나는 학생이 크게 늘자 일부 지방대는 서울에 기숙사를 신축했다. 울산대는 서울권 대학으로 학점교류를 떠나는 학생을 위해 지역대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서울 냉천동에 기숙사를 신축했다. 울산대는 현재 서울대·고려대·연세대·한양대·한국외대·중앙대·국민대·숙명여대 등 서울지역 8개 대학과 학생교환 협정을 맺고 연간 150여 명을 선발, 2개 학기 동안 실시하고 있다.

울산대 관계자는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학점교류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권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점교류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신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울산대는 서울권 대학에 선발된 학점교류 학생들에게 도서구입비 명목으로 일 년에 100만원씩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한국외대는 학점교류를 잘 운영하는 대학으로 꼽힌다. 한국외대는 현재 15개 대학과 학점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4개 대학(울산대·부산외대·창원대·제주대)과 학점교류 협정을 맺었다. 이번 학기 학점교류를 통해 한국외대에서 공부하는 지방대 학생은 약 30명. 한국외대에서 지방대로 내려가는 학생도 30명선으로 균형감 있는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외대는 계절학기에만 40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점교류로 방학 기간에 학점을 취득하고 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일부 대학처럼 본교생 수강신청 후 학점교류 학생 수강신청을 받게 되면 폐강 직전의 과목만 신청할 수밖에 없고 결국 선택권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학점교류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타 대학에서 받은 본교생 학점도 동일하게 인정하고, 학점교류로 온 학생들의 수강신청에도 불이익이 없도록 본교생과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10-04-12 오전 8:25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