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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교수, 총장선출방식 거부
교협 설문조사 결과 91.7%가 “수용 못한다”
재단은 일방통보에 이어 총추위원 선출 강행
이화여대 교수 열에 아홉은 재단이 제시한 총장 선출방식을 따를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대다수는 교수들의 의견에 따라 총장 선출방식이 개선될 경우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향후 재단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이달 초 홈페이지에 재단이 내놓은 총장 선출방식에 대한 교수 설문조사 결과를 게시했다. 설문조사는 교협이 외부 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달 26~31일 이화여대 교수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에 응한 교수는 총 255명으로 전체 교수의 3분의 1정도에 해당한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1.7%는 “재단측에서 제시한 총장 선출방식을 따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91.7% 중 69%의 응답자는 ‘교협이 제안한 개선안대로 수정된다면 수용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해 대다수 교수들이 재단과의 의견 조율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정 여부에 상관없이 수용할 수 없다”고 응답한 교수도 22.7%로 적지 않았다. 반면 “원안 그대로 수용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8.2%로 소수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교협은 “재단·대학측은 교협 조사를 통해 나타난 교수들의 의견을 총장 선출방식 수립에 충분히 수용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이화여대 교수들 역시 “교협은 설문 결과를 재단에 분명히 전달해 달라”, “재단은 다수 교수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화여대 재단은 교수들과의 협의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총장 선출방식을 변경, 지난달 초 내부 인터넷 사이트 등에 공지했다. 재단이 제시한 총장 선출방식은 표면적으로는 총장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가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재단이 이 중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하는 ‘간선제’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재단은 총추위 구성, 후보 지원 자격 등 세부 사항들을 대폭 변경해 총장 선출과정에서 교수들이 행사할 수 있었던 실질적 영향력을 거의 없앴다. 대신 재단의 힘은 한층 강화해 사실상 ‘재단 임명제’에 가까운 총장 선출방식을 내놨다. 이 같은 사실은 재단이 총추위 구성을 기존 ‘교수 73명·직원 2명’에서 ‘교수 14명·법인 추천자 7명·직원 2명·동창 2명’으로 변경한 것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재단의 새로운 총장 선출방식 발표 이후 교협은 “총장 선출에 교수들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며 상세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또 교수들도 “교수들의 의견이 일절 반영될 수 없는 총장 선출방식을 제시한 재단에 대한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재단은 교수들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총장 선출방식을 다시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교수들의 반발에도 재단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지난 7일 교수·직원 총추위원 선출 선거를 진행, 새로운 총장 선출방식에 명시한 숫자만큼의 위원을 뽑았다.

이화여대 한 교수는 “총추위원이 선출됐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재단이 지금이라도 걸음을 돌이켜 교수들의 뜻을 헤아려 주길 바란다”며 “교협 설문조사에서 많은 교수들이 재단과의 의견 조율이 된다면 총장 선출방식을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재단은 교수들이 내민 손을 반드시 붙잡아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4-12 오전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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