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기업이 상생하는 길, 산학협력이다.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과 기업은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도 기여한다. 세계 각국이 산학협력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경쟁력의 키워드로 떠오른 산학협력, 지금 대학가는 산학협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대학가 산학협력 ‘활발’=지난해 11월 경기도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특별한 행사가 개최됐다. 바로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튼튼한 뿌리’를 주제로 열린 ‘2009 산학협력 엑스포’다. 엑스포에서는 대학의 미공개 신기술 5000여 건이 처음 공개된 것은 물론 전시행사·기술이전 협약 체결식·학교기업 장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학교기업 장터에서는 한방화장품·청국장·천연염색 넥타이·자두와인 등 학교기업 제품들이 선보여 박람회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산학협력으로 ‘윈윈’을 추구하는 대학과 기업들이 늘고 있다. ‘2009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 산학협력의 현주소를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경기 안산에 소재하고 있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에리카(ERICA)는 교육(Education)·연구(Research)·기업(Industry)·클러스터(Cluster)·안산(Ansan)의 앞 글자로 이뤄진 명칭이다. 이 명칭에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향한 비전이 담겨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지난해 ‘1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를 받는 등 국내 대표적 산학협력 모델로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오는 5월이면 숭실대는 산학협력 중심 대학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된다. 숭실융합기술원이 출범하기 때문이다. 숭실융합기술원은 국내외 각종 융복합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숭실대가 히든카드로 준비한 것이 ‘767전략’이다. ‘767전략’은 향후 5년 내 7명의 스타 교수와 연구소 배출, 6개의 세계적 원천 기술 보유, 정부·기업에서 7개의 대형 연구과제 수주를 목표로 한 숭실대의 산학협력 강화 프로젝트다.
선문대 산학협력단 역시 충남테크노파크·충남전략산업기획단·디스플레이산업지원센터와 협력체계를 구축, 대형 공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명대는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아이디어 교류회’와 ‘일거리·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산학협력으로 경쟁력 향상=산학협력을 통한 대표적 효과는 △대학 교육 체질 개선 △산학 간 다양한 네트워크 구축 △산업 수요에 맞는 기술개발·인력양성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산학협력은 단순히 대학과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만 기여하지 않는다.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산학협력이다. 이는 각종 수치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따르면 산학협력에 따라 기술이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2004년 20.8%이던 기술이전율은 2007년 27.4%로 증가했다. 전국 149개 대학의 기술료 수입도 2004년 31억8400만원에서 2007년 164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기술 경쟁력의 척도로 간주되는 국내외 특허 건수의 경우 2007년 기준으로 미국·일본·독일에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 4위를 차지했다.
또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진행된 ‘1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 사업’을 통해서는 13개 대학에 총 2150억원이 투입돼 특성화학과 육성·계약형 학과제 설치·교수임용/평가제도 개선·공학교육인증· 캡스톤디자인(Capstone-design) 채택·가족회사제도 도입·산학협력협의회 운영· 산학협력전담교수 채용·현장실습학점제 운영·지역 기업 수요에 대응한 맞춤형 기술개발 수행·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기술지도 지원체제 구축·수요자 중심의 기업지원 공용장비지원센터 설치·산업단지 기업체 임직원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산학협력이 활성화되고 그에 따른 효과가 창출되는 데는 정부의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2008년 정부 R&D 사업의 64.8%는 산학협동연구(공동연구개발·인력양성·기술이전·창업보육 등)에 투자됐다. 교과부는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1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 사업’에 이어 지난해 7월부터는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한국산업기술대 등 17개 대학이 선정됐다.
아울러 교과부는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해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을 시행, 금오공대·순천향대 등 19개 대학(20개 센터)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혁신인력양성사업·커넥트코리아사업·학교기업지원사업 등도 산학협력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들이다.
■산학협력 활성화 위한 해결 과제도 산적=국내 산학협력 수준이 많이 향상되긴 했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자발적 필요에 의한 협력 부족 △인력 수급의 양적·질적 미스매치 현상 지속 △국내외 특허의 질적 수준 취약을 산학협력의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임창빈 교과부 학연산지원과장은 “산학연 협력에 대한 애로요인을 조사한 결과 조사기업의 42.9%만이 산학연 협력 경험을 보유, 산학연 협력이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교육과정 운영에 산업계 수요 반영 부족 등으로 인력 수급의 양적·질적 부조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과장은 “사업화로 연결될 수 있는 특허 출원이 적어 공공연구기관의 특허 1건당 수입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과부는 '개방형 기술혁신으로 지식기반경제 선도'를 목표로 한 '산학연 협력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방안에는 인력양성의 현장성 강화, 산업체 수요를 반영한 연구개발 확대, 대학/출연연의 기술 사업화 촉진, 자발적 협력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개선, 글로벌 산학연 협력 활성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