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대학과 관련된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선거철로 들어서자 대학 이전 방안이나 대학 유치 계획 등 굵직한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대학의 입장이나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거를 의식, 무분별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울산시장 후보 출마 의사를 밝힌 강길부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예비후보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설립 된지 40년이 된 울산 유일의 종합대학인 울산대가 협소한 부지 때문에 더 이상 발전하기가 어렵다”며 “중구로 이전시켜 제2의 도약을 기약하고 혁신도시와 연계해 울산의 연구개발능력을 향상 시키겠다”고 말했다. 울산대를 중구로 이전하고 남은 부지에는 국제컨벤션센터와 국제회의장, 국립병원, 국립도서관, 복합쇼핑몰 등 울산센트럴 시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8일 박맹우 현 울산시장이 공천을 받으면서 강 의원이 내세운 공약은 이틀 만에 일회성 이벤트로 그쳤다. 울산대 관계자는 “당시 강 의원으로부터 울산대 이전에 대해서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며 “울산대 이전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대학을 새로 유치한다는 공약이 경상도와 제주도에서 나왔다. 김두관 무소속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는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R&D 센터와 대학을 유치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보유한 경남으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제주도의원 선거에서도 김대진 민주당 예비후보가 ‘제주대 단과대 이전’과 ‘국내 명문 대학 유치’ 계획을, 양성춘 민주당 예비후보는 ‘전문대학 유치’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대해 제주대 관계자는 “제주대 단과대 이전에 대해서 후보자로부터 연락이나 단과대 이전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도내에 있는 4개 대학을 통합해 종합 국립대로 설립하려는 방안도 제시됐다. 경기도 평택이 지역구인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에게 “미국의 UCLA처럼 경기도에 있는 국립대를 하나로 묶어 종합 국립대를 만드는 방안이 있다”며 경기도 종합 국립대 설립을 건의했다. 원 의원이 구상한 방안은 경기도에 종합국립대 신설이 어려울 경우 안성에 있는 한경대와 평택의 한국재활복지대, 의왕 한국철도대, 안양 경인교대 등 도내에 있는 4개의 국립대를 통합해 종합대로 승격시키는 방안이다. 하지만 경인교대가 통합을 반대하고 있어 경인교대를 제외한 대학끼리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 있는 4개 대학을 통합해 종합 국립대를 설립한다는 공약은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와 김진표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처럼 선거철만 되면 대학의 입장이나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심성 공약이 빼놓지 않고 등장하자 이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남지역의 모 대학 기획처장은 “전국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대학이 남는 가운데 정치인들의 대학과 관련된 공약을 살펴보면 대학에 대해 전혀 고민하지 않은 흔적이 보인다”며 “선거철 선심성 공약이 아닌 대학의 입장이나 실질적인 대학 경쟁력을 고려해 공약을 발표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과 메니페스토가 대학 관련 공약을 분석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