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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 ‘계약직’ 많아 전문성 걸림돌
선발인원 급증 … 2011학년도에는 107개 대학에서 3만 8748명
“정부 장기지원 보장 안돼 어려움” … 위촉사정관 활용 등 모색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각 대학 내 전임입학사정관 중 상당 수는 계약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사회 각계에서는 대다수 사정관이 계약직이라는 점은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신뢰성 확보를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전부터 들끓었던 공정성·신뢰성 논란을 종식시키려면 전문성을 갖춘 입학사정관 확충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으로서는 당장 대부분의 전임입학사정관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현실에 부합하고 제도의 취지도 살릴 수 있는 대안 모색이 활발하다.

■입학사정관 ‘정규직 < 계약직’ … “공정성·객관성 상실” 우려

우리나라의 입학사정관제는 약 1년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2009학년도 입시부터 본격화됐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제를 적용한 신입생 선발은 2009학년도 40개 대학 4476명에서 2010학년도에는 90개 대학 2만4240명으로 늘었다. 또 2011학년도에는 전국 107개 대학에서 총 3만8748명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표1 참조> 본격 시행된 지 3년 만에 선발인원이 무려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선발인원과 함께 각 대학 내 전임입학사정관 수도 크게 증가했다. 2009학년도에는 42명에 불과했던 전임입학사정관이 2010학년도에는 218명으로 늘었고, 2011학년도에도 346명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선발인원이 워낙 많고 단기간 내에 정성평가를 진행해야 하는 만큼, 전임입학사정관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재직 중인 전임입학사정관 중 상당 수가 계약직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황을 공개한 11개 대학 중 올해 4월 현재 정규직 입학사정관이 계약직보다 많은 곳은 울산과학기술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표2 참조> 이외의 대학들은 계약직 입학사정관 수가 정규직보다 많았으며, 이 같은 현상은 특히 건국대·동국대·포스텍·한동대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단, 포스텍 입학사정관들의 경우 학내 직원채용 규정에 따라 입사 후 2년이 지나면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손정익 포스텍 입학사정관실장은 “포스텍에서는 모든 직원이 채용 후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입학사정관도 직원이기 때문에 동일한 규정을 적용받는다”며 “오는 10월 3명을 시작으로 모든 입학사정관이 입사 순서대로 정규직이 된다”고 밝혔다.

각 대학 내 전임입학사정관 중 상당 수가 계약직이라는 사실은 고스란히 입학사정관제도의 공정성·신뢰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서울 모 여고 진학지도교사는 “계약직 사정관들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신분의 불안정함 때문에 외부 유혹에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며 “입학사정관 중 많은 수가 계약직이라는 점은 입학사정관제도의 공정성·신뢰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중대 요소”라고 밝혔다.

또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해 10월 국감 당시 “대다수 입학사정관이 계약직이다 보니 전문성 확보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문성이란 장기간에 걸친 학습·현장경험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수 입학사정관의 계약직 채용은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신뢰성 확보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점차 확대 정착됨에 따라 입학사정관의 역할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경희대에서 열린 입학사정관협의회 창립총회에 참석한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한국대학신문 자료사진>

■대학들 “현실적 장벽 높다” … 대안 모색 활발

계약직 입학사정관을 둘러싼 우려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들은 당장에 전임입학사정관 대다수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특히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제 운영 예산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정부 지원이 언제 끊기거나 감축될지 알 수 없는데, 사정관 대부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학내 직원채용 규정 등도 정규직 입학사정관 확충에 어려움이 따르는 주된 이유다.

박상도 울산과학기술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 지원대학에 대한 장기적이고 균일한 지원이 보장돼 있지 않다. 중간평가로 인한 예산 삭감이나, 지원 대학 탈락 등에 관한 압박은 오히려 대학을 위축시켜 전임입학사정관 채용을 망설이게 만들 수 있다”며 “더불어 대학 내에는 각 부처별 직원 T·O가 이미 정해져 있다. 정규직 입학사정관을 늘리려면 기존 직원을 내보내야 한다는 말인데, 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KAIST 입학처 관계자 역시 “현재 대학들은 정부에서 주는 예산 범위 내에서 입학사정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규직 입학사정관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학이 자체 예산을 투입해야 해 부담이 상당하다”며 “대학 직원 채용 규정상 마음대로 정규직 직원을 더 뽑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규직 입학사정관을 단번에 늘리기는 어려운 실정이어서 대학들은 우선 정규직 입학사정관의 점층적 확충, 위촉사정관 활용 등을 통해 공정성·신뢰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 정규직 입학사정관의 점층적 확충을 위해 각 대학은 입학사정관 채용에 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세대의 경우 지난해 전임입학사정관은 3명, 정규직은 단 한 명도 없었으나 현재 전임은 13명, 정규직은 6명으로 늘어났다. 또 성균관대도 지난해 전임 6명, 정규직 1명이었던 입학사정관을 현재 전임 17명, 정규직 6명으로까지 확충했다. 숙명여대 역시 지난해 전임 6명, 정규직 1명 규모였던 입학사정관 수를 전임 12명, 정규직 4명으로까지 늘렸다.

안성윤 숙명여대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전형 장기 추진계획을 세워 단계별로 전임입학사정관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고,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단기간 내에 정규직 입학사정관을 필요한 만큼 다 채용하기는 어렵다. 단계를 밟아 꾸준히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위촉사정관 활용도 활발하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적게는 20여 명, 많게는 200여 명의 위촉사정관을 두고 학생 평가에 함께 참여토록 하고 있다. 서울 소재 모 대학 입학처장은 “현재 대다수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전형 진행 시 1명의 전임입학사정관과 2명 이상의 위촉사정관이 팀을 이뤄 학생들을 평가·선발토록 하고 있다. 전임입학사정관이 부족해 마련한 대책이지만, 다른 효과도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입학사정관제 도입 초기로 입학사정관들의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오랜 시간 학생들과 함께해 온 교수들이 평가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공정성·객관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면, 최소 규모로 제도를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은 “입학사정관제의 신뢰도·타당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 대학이 관련 평가 전문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처럼 충분한 수의 전문가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입학사정관전형에 의한 선발 인원을 제한하는 것도 평가의 신뢰성·타당성·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가정환경 때문에 잠재력을 충분히 계발할 기회를 갖지 못한 학생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둬 입학사정관제를 운영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4-19 오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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