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를 향해 열린 마음을 갖는 게 국제화다. 그러려면 외국어만 잘하는 게 아니라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강곤 경희대 국제교류처장은 진정한 국제화를 이 같이 규정했다. 경희대가 추구하는 대학의 국제화도 언어를 배우는 차원을 넘어 정서적 교류를 통한 질적인 발전을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학이 외부 평가에서 기준으로 삼는 국제화 지표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국제화 지표 상승은 해외 교류를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어야 한다.”예를 들어 영어강의비율도 외부 평가를 의식해 그 비중을 늘리기 보다는, 경희대로 유학 오는 외국인 학생이 많아지면서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게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경희대는 국제화 면에서 국내 대학을 선도하고 있다. 중앙일보 평가 2008년 국제화 8위, 2009년 5위에 랭크됐다. 외국인 학부생은 서울·국제캠퍼스를 합해 1500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영어강의비율도 평균 40%까지 올라섰다.
국제화 관련 지표가 상승했다고 성과를 거뒀다고는 볼 수 없다. 강 처장의 지론대로라면 문화적 소통과 정서적 교류로 발전해야 진정한 국제화다. 그런 면에서 경희대가 오는 7월 한 달간 진행하는 ‘국제협력 여름 프로그램(Global Collaborative)’은 주목할만 하다. 세계적 석학이 초청돼 인류 공통의 주제를 갖고 특강을 하며, 참가 학생들은 외국인 학생과 관련 주제로 놓고 토론한다.
국제협력 여름 프로그램(이하 GC)은 지난 2006년부터 매년 개최돼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특히 올해는 서울캠퍼스 뿐만 아니라 국제캠퍼스로도 행사가 확대됐다. 200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교류협정 체결 뒤 후속사업으로 진행됐던 서머스쿨이 양적·질적으로 확대된 셈이다.
“해외 학생을 초청하는 서머스쿨이 대개는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GC 프로그램의 경우, 초기부터 세계적 석학을 초청해 인류 공통의 주제를 다뤘고 올해 5회째를 맞아 완전히 정착되고 있다. 초기에는 강사 섭외나 학생 유치를 위한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미리 알고 문의하거나 찾아오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GC 프로그램에는 전체 수강 학생 522명 중 외국인 학생이 180명이나 차지했다. 경희대를 비롯해 국내에서 참여한 학생들은 전세계 29개국에서 찾아온 외국 학생들과 세계적인 석학의 특강을 듣고, 토론 등으로 교류 기회를 가졌다.
오는 7월에 열리는 GC 프로그램에도 세계적 석학이 대거 경희대를 찾는다. 폴 케네디(Paul Kennedy) 예일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존 아이켄베리(John Ikenberry)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판 웨이(PAN Wei) 베이질대 교수, 코엔 스티머스(Koen Steemers) 케임브리지대 교수, 브라이언 리치(Bryan Ritchie) 미시건대 교수 등이다. 이들은 ‘글로벌 거버넌스와 동아시아문명’, ‘녹색지구를 향한 지속가능한 성장’ 등 대주제와 관련된 특강 주제를 맡아 강의한다.
GC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호의적이다. 지난해 프로그램 마지막 주에 실시된 강의평가 설문조사에는 총 236명의 학생이 참여, 85.6%(202명)가 우수한 교수진의 수준 높은 강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기존 계절 학기에 비해 비싼 강의료 등을 이유로 불만족을 표한 학생은 9%에 불과했다.
강곤 처장은 “대학의 서머스쿨은 해당 대학이 기존에 개설한 과목을 여는 것에 한정됐었다. 그러다 보니 개설과목이 백화점식으로 전시돼 있었는데, 경희대는 초기부터 이를 과감히 탈피했다. 세계평화, 녹색성장 등 인류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해당 분야의 세계적 학자를 초청했다. 이에 대한 반응이 좋아 올해에는 국제캠퍼스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확대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2010 국제협력 여름 프로그램(Global Collaborative)는 주제별로 서울과 국제캠퍼스로 나뉘어 진행된다. 서울에선 ‘글로벌 거버넌스와 동아시아 문명(Global Governance and East Asian Civilization)’을 주제로 17개 강의가 진행되며, 국제캠퍼스에서는 ‘녹색 지구를 향한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Developments towards a Green Planet)’을 주제로 12개 특강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