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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물보관' 소홀한 한국 대학
역사가 모이는 '아카이브즈' 설립대학 극소수
미국 명문대 사소한 지도교수 메모까지 보관

하버드대의 대학 아카이브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학생 시절 교수에게 입학을 상의하기 위해 보낸 백여 년 전 편지를 보존하고 있다. 또한 프린스턴대 아카이브즈에는 “이승만 군이 너무 가난하기 때문에 박사학위증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 바람”이라는 지도교수의 짧은 메모도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아카이브즈(Archives)란 ‘공공기록물’ 또는 ‘중요한 역사적 문서가 보존된 장소’란 뜻이 있다. 하버드·프린스턴대의 사례처럼 대부분 서구 대학은 대학 아카이브즈를 필수적으로 생각한다. 대학 아카이브즈는 대학의 역사를 보존하며, 대학의 정체성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9년 제정·공포된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국·공립대에 아카이브즈를 설치·운영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사립대의 경우 ‘의무기관’이냐 ‘권장기관’이냐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우리나라 대부분 대학은 ‘50년사’, ‘100년사’와 같은 책을 만들 때 잠깐 편찬위원회를 만들어 자료를 모은다. 책이 출간되고 나서는 편찬위원회를 해체하기 때문에 그나마 모아둔 자료도 모두 흩어져 버린다.

현재 국립대의 경우 서울대와 경북대 등에 대학기록관이 있다. 사립대는 경남대ㆍ고려대ㆍ명지대ㆍ서강대ㆍ성균관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한양대ㆍ홍익대 등이 역사자료실ㆍ대학기록물관리센터ㆍ기록보존소ㆍ대학사료실 기록정보관 등 다른 이름으로 아카이브즈를 갖고 있다.

한양대는 개교 70주년을 앞두고 2008년 9월 대학기록실을 개설했다. 이전까진 박물관 한쪽에 교사전시실이 있을 뿐이었다. 한양대 대학기록실은 관련규정을 제정하고 △중요 행정기록 수집·보존 △대학사 자료 수집·보존 △대학사 전시실 개설·운영 △대학사ㆍ연보ㆍ백서 등의 편찬 △대학기록 열람 서비스 제공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찬승 한양대 대학기록실 실장(사학과 교수)은 “대학기록실이 생기기 전에는 발전계획이나 평가와 같은 중요한 문서들이 많이 사라졌다. 자료 보존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이제 발전계획관련자료나 평가 자료는 영구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또 폐기심의위원회를 구성해 1년에 한 번 문서를 보존할지 폐기할지 결정한다”고 밝혔다.

김익한 명지대 기록관리학과 교수는 “아카이브즈는 대학에서 수행되는 업무의 모든 기록을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대학 아카이브즈는 역사기록물에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사회 아카이브즈가 중요한 이유는 기록관리 체계 안에서 대학의 구성원들과 운영자들이 객관적 사실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수경 기자 (skyoon@unn.net) | 입력 : 10-04-30 오후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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