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연한 다양화에 미래있다”
전문대교협 '2010직업교육 선진화정책' 대토론회
"정부는 시잔수요 맞춰 균형있는 재정지원 바람직"
고등교육 선진화 100만인 서명돌입
전문대학이 2~3년으로 획일화된 수업연한에 대한 규제와 일반대학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국가재정지원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정길, 이하 전문대교협)는 지난 4일 프레스센터에서 ‘2010 직업교육 선진화정책 대토론회’를 열어 고등직업교육 선진화 정책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 전문대학 목표 재설정해야
‘전문대학 선진화개혁 기본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이날 전문대학 선진화의 과제를 제시했다. 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문대학은 비전·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며, 평생교육 시대 개막·학령인구의 감소·통일의 시대 등 미래 변화에 맞는 전문대학의 역할 변화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정부 재정 지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양의 크기는 시장실패의 크기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끌었다. 박 이사장은 “전문대학의 취업률이 더 높고, 고등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4년제 대학에 1조 3000억, 전문대학에 26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은 청년실업 등 문제를 야기하는 등 현재 ‘공급과잉’ 상태인데, 정부의 지원이 몰려 있다. 실패한 4년제 대학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있는 전문대학 지원에 대한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철 산업정책연구원장은 ‘직업교육 선진화 정책과 전문대학의 역할’ 주제발표를 통해 전문대학의 수업연한 다양화를 주장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업교육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르는데, 이에 대해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은 물론 재정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해 “2~3년의 족쇄 같은 전문대학의 수업연한 규제를 풀어서 유연성을 줘야 한다. 이럴 경우 ‘모든 대학이 4년제 대학으로 가지 않겠느냐’ ‘학력의 인플레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데, 선택적·차별적으로 사회 요구에 맞게, 산업체의 요구에 맞게 대응해 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업연한 다양화를 받아들이려면 전문대학의 자구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차별성을 갖춰야 하고, 차별화 노력 기울이면서 노력한다면 전문대학은 물론 국가 역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전문대학에 재정지원 늘려야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전문대학의 역할과 관련, 정부의 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아울러 전문대학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우리의 고등교육시스템은 수요와 멀리 떨어져 있다. 실질적으로 수요자들의 요구에 대한 매치가 되지 않아 효율성 측면에서 자원낭비가 심각하다. 특히 형평성 측면에서는 4년제 대학과 2년제 대학의 괴리가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폴리텍은 노동부가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교과부도 전문대학에 열린 거버넌스 마련해줘야 직업 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이에 대해 “전문대학의 문제점은 기본적으로 재정지원 확대 요구인데, 논리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서 “2010년도 전문대학 재정지원이 14%라고 흔히들 지적하는데, 전체 재정 중 4년제 대학에 들어가는 R&D가 포함돼 전문대학이 적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R&D는 직업교육 외에 새로운 것 창출하는 기초기술개발이기 때문에 많이 들어가는데, 이를 제외하면 전문대학예산이 35%나 된다. 전문대학 재학생이 전체 25%니까 오히려 높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정태화 한국직업능력개발 본부장 역시 “학생 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존재하는데 전문대학이 이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아울러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해 “예전부터 엄청난 반발이 있었고, 고등교육을 단순하게 연구·취업으로 이원화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결론이 났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극복할 수 있는 논리가 부족하다”면서 “수업연한을 다양화하면 오히려 경제적 사정이 약한 학생들이 떨어져나갈 우려가 있다. 인력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불필요한 학사과정만 난립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질타에 대해 양한주 한국전문대학교육연구학회장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전문대학 정원은 13% 감축됐고, 반면 4년제 대학은 0.6% 증원 됐다. 그럼에도 전문대학의 취업률은 4년제 대학보다 18% 높으며, 현재 9만5000명 미취업자 중 4년제가 76%나 된다. 4년제 대학이랴 말로 청년실업자 양산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대학의 재정지원에 대해 “전문대학 재학생 1인당 지원금액은 4년제 대학의 46%에 불과한데, 고등학교 성적이 나쁘니 더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공부해야 한다는 논리는 전문대학생들을 경시하고 버리겠다는 이야기밖에 되질 않는다”며 4년제 대학과의 재정 지원 형평성을 강조했다. 양 회장은 “앞으로 10년 후 우리가 경제규모 10위권에 드려면 지금부터 이에 맞는 각오로 직업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전문대학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문대교협은 전문대학의 결의와 요구사항을 담은 ‘고등직업교육 선진화정책 촉구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울러 이를 지지하는 100만인 서명운동도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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