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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환 칼럼]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삼성생명, 누구를 위한 상장인가
삼성일가와 채권단 돈잔치, 가입자에 혜택줘야
오는 12일 상장 예정인 삼성생명 공모가가 주당 11만원으로 결정됐다. 액면가액 500원(애초 액면가 5000원짜리 주식을 10개로 액면 분할함)의 220배에 달한다. 매각금액은 4조8000억원이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으로 역대 최대인 19조8000억원이 몰렸고 경쟁률은 40대 1에 달한다. 상장 후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은 22조원으로 상장사 중 일약 5위가 될 전망이다.

삼성생명 상장의 최대 수혜자는 삼성 일가와 채권단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20.76%의 주식지분 평가액은 4조6000억원에 이른다. 신세계와 씨제이 제일제당은 기존 주식을 매각해 각각 5500억원씩을 마련한다. 삼성차 채권 금융기관들도 상장 후 원금 2조4500억원을 회수하면 수천억원의 이익을 볼 것이고, 공모 주선 증권회사들도 수수료를 포함해 550억원의 수입을 올리게 된다. 엄청난 ‘돈 잔치’인 셈이다.

반면 삼성생명보험 가입자는 상장으로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한다. 2007년 생보사상장자문위원회가 생명보험회사를 주식회사로 보고 상장 차익을 계약자에게 나눠 줄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과거 판매한 유배당 보험계약과 적립된 내부유보액을 생명보험회사측은 회사의 채무로 보는 데 비해, 가입자와 참여연대·경실련 등은 자본에 대한 배당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삼성생명은 자산재평가 이익의 70%를 계약자에게 배분하는 등 유배당 계약자가 이익을 공유하고 손실을 보전했다. 미국에서도 2000년 메트라이프가 기업공개를 할 때 총 발행주식 831만 주의 69%를 보험계약자에게 배분했고, 콜로니얼 뮤추얼 생명보험사도 보험계약자에게 주식을 배정했다. 따라서 보험계약자에게도 당연히 주식 배당권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이 이렇게 높은 것은 생명보험 시장이 과다하게 팽창되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생명보험협회가 실시한 생명보험성향조사에 의하면 민영 생명보험 가입률은 84.5%이다. 가구당 평균 4.4건의 보험에 가입했고, 연간 보험료는 498만원으로 2009년 전국 가구 평균소득 4130만원의 12.1%에 달한다.

2008년 생명보험회사의 수입보험료는 73조6000억원, 지급보험금은 47조5000억원이었다. 사업비로 5조원을 썼고 모집인도 17만여 명에 이른다. 당기순이익은 2007년 2조1000억원에서 2008년 경제위기 여파로 570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제적으로 한국의 생명보험산업 규모는 상위 수준이다. 스위스재보험사의 자료에 의하면 2008년 현재 한국의 생명보험료 수입액은 664억 달러(76조원)로 세계 8위이고, GDP 대비 생명보험료 수입액은 8.0%로 대만·영국·남아공·네덜란드 다음으로 세계 5위다.

생명보험 시장은 독점기업이 지배하고 있다. 삼성생명·대한생명·교보생명의 상위 3사 시장점유율이 55%에 이른다. 그 가운데 삼성생명은 2월 말 현재 자산 131조원, 수입보험료 19조원으로 시장점유율이 27%에 달한다. 모집인은 4만3000여 명이고, 2009년 순이익은 6500억원이다.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횡포도 부린다. 2005~2007년 사이 삼성생명의 보험금 분쟁 합의율은 27.3%로 다른 생보사들에 비해 크게 낮았다. 계약자와 보험금 지급 분쟁이 생겼을 때 보험금을 잘 지급하지 않으려 하는 행태가 가장 심한 것이다.

한국의 생명보험 시장이 과다하게 발달한 이유는 건강이나 노후생활을 위한 사회보장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있지만 급여액이 평균소득의 40%에 불과해 노후생활을 보내기에는 부족한 액수다. 건강보험의 경우도 본인부담률이 50%로 높고, 중증질환의 경우 최근 20%로 내려갔지만 보험이 안 되는 부분까지 합치면 치료비 부담이 크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사회보장이 불충분한 미국·일본은 생명보험과 민간 건강보험이 발달했지만 독일·영국·스웨덴 등 사회보장 수준이 높은 국가는 발전이 더디다.

국민들은 생명보험료 부담으로 힘들어하는데 재벌 일가는 엄청난 이익을 올리는 모순은 해결돼야 한다. 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을 확충해 생명보험 의존도를 낮추고, 계약자의 부담으로 발생한 이익은 보험료 인하나 배당금 증가 등으로 계약자에게 되돌려줘야 할 것이다.
장상환 칼럼 | 입력 : 10-05-10 오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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